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교과서 검정제도 수정 방침을 공식화했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을 배려하는 ‘근린제국 조항’의 수정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은 10일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현행 교과서 검정제도에 관한 자민당 니시카와 교코(西川京子) 의원의 질문에 “현상과 과제를 정리해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산케이신문은 시모무라 문부과학상의 답변이 ‘교과서 검정기준에서 아시아 국가들과 역사적 관계를 배려해야 한다’는 ‘근린제국 조항’ 수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일본은 1982년 역사교과서 파동을 계기로 ‘근린제국과 국제 이해, 국제 협조에 배려한다’는 조항을 교과서 검정 기준에 추가했다. 하지만 우익 진영에서는 폐지를 요구해왔으며, 시모무라 문부상이 대표적 인사다.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지난해 말 총선 공약에서 교과서 검정제도를 수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으나 집권 이후엔 공식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검정을 통과한 고교 사회과 교과서가 영토 관련 기술이 충분치 않고, 일부 교과서는 일본군의 위안부 연행 등을 강조하는 등 아베 정권의 성향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보수진영에서 제기돼 왔다. 아베 총리도 이날 교과서 검정기준에 대해 “개정 교육기본법의 정신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교과서를 검정하는) 검정관에게 인식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교과서 채택이 교육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심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아베 총리는 1차 아베 내각(2006~2007년) 당시 애국심 교육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 교육기본법을 통과시켰다. 문부성은 개정 교육기본법을 토대로 2008년과 2009년 초·중·고등학교의 새로운 학습지도요령과 해설서에서 영토 교육을 강화하도록 했고, 이에 따라 교과서 검정이 이뤄지면서 독도 영유권 주장하는 내용이 크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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