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 5명이 ‘(전쟁 당시) 일본군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망언을 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공동대표를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3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시린 에바디(이란·2003년 수상), 메어리드 코리건 매과이어(북아일랜드·1976년), 리고베르타 멘추(과테말라·1992년), 조디 윌리엄스(미국·1997년), 레이마 보위(라이베리아·2011년) 등 5명은 30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하면서 성명을 발표, “우리는 위안부 제도가 필요했다는 하시모토의 발언을 가장 강한 어조로 비난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전시 성노예는 전쟁범죄”라면서 “위안부에 대한 범죄는 개인과 가족에게 큰 고통을 줄 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긴장과 증오와 불신을 지속시킨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일본 정부에 전시 성폭력을 금지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일본 시민들에게 성폭력 반대 목소리를 모아달라 호소했다. 조디 윌리엄스는 “성폭력은 전시에도 용인되지 않는다”면서 “일본 정부는 분쟁 시 성폭력을 금지하는 주요 8개국(G8) 선언을 지지하고 있다. 우리는 하시모토가 이런 움직임을 지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인 지일파 정치인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도 30일 일본 도쿄 강연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치인들의 양식 없는 발언은 인권존중의 모범이던 일본의 전후 70년 태도에 크게 반하는 것”이라며 “일본 정치인들은 군 위안부에 대한 발언을 삼가라”고 권고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31일에도 위안부 강제연행 ‘증거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국립공문서관에 보관된 도쿄재판 자료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아베 내각의 견해는 (강제연행 증거가 없다는) 1차 내각 때의 답변이 전부”라고 말했다.
도쿄재판 자료는 일본 법무성이 보관하다가 1999년 공문서관에 옮겼는데, 일본군 병사들이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여성들을 성폭행한 뒤 위안부로 삼았다는 진술이 들어 있다. 앞서 일본 공산당 의원이 “이 같은 문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따져 묻자 일본 정부는 “내각 관방에는 그 문서들이 없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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