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교과서 출판사 사장들을 불러 위안부 기술을 문제삼는 등 압박성 질의를 벌였다고 아사히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지난 3월 검정을 통과한 고교 교과서 일부가 일본군의 위안부 연행 등을 강조하는 등 보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성향에 부합하지 않자 출판사 사장들에게 직접 압력을 가한 것이다.
자민당의 교과서 검정기준 개정부회 의원 45명은 지난 28일 도쿄서적, 짓쿄(實敎)출판, 교육출판 등 3개사 교과서 사장과 편집책임자를 당으로 불러 1시간20분 동안 난징대학살, 일본군 위안부 등을 어떤 기준으로 기술하는지 질의했다.
부회 책임자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중의원 의원이 “교육기본법과 학습지도요령이 바뀐 만큼 교과서 기술도 변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더 좋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려달라”고 포문을 열자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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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원은 “난징사건(난징대학살)의 희생자수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는데, 왜 ‘십수만명’이나 ‘30만명’이라는 주장만 소개하는가”라고 따졌다. 다른 의원은 “위안부에 대해 일본군의 강제성을 시사하는 표현이 강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독도 등 영토 문제, 원전 가동의 정당성에 관한 기술에 대해서도 “경위 설명이 부족하다”거나 “편향됐다”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 측은 “‘정설’이라고 생각되는 사안을 기술하고 있다. 집필자도 전문적인 지식과 균형을 갖춘 사람을 고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판사 간부들은 모임이 끝난 뒤 한결같이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노 코멘트”라며 입을 다물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기우다 의원은 취재진에게 “(학습)지도요령의 범위를 좁히면 (교과서) 기술을 고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은 아베 총리가 지난 4월 국회에서 “(교과서) 검정기준에 교육기본법 정신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답변한 뒤 부회를 구성해 교과서 수정 논의를 벌이고 있다. 자민당은 ‘학설로 확정된 사실 외에는 본문에 쓰지 못하게 한다’는 기준을 설정해 난징대학살을 교과서 본문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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