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국내 증시 급락·환율 급등
엔·달러 환율이 약 4년1개월 만에 달러당 100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9일 오후 2시38분(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0.61엔을 기록해 ‘달러당 100엔’의 벽이 깨졌으며, 10일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격이 추가 하락하면서 오후 4시18분 현재 전날보다 2.35엔 오른 101.18엔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14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엔화 약세는 전날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 달러화 수요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심리적 저지선이던 ‘달러당 100엔’이 무너지면서 엔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석간에서 “미국 경제의 회복력이 예상외로 강해 당분간 달러를 사고 엔화를 파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는 일본 주요 은행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외환시장에서는 연말까지 달러당 105~110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엔·달러 환율은 동일본 대지진 후인 2011년 10월31일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75.32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민주당 정권의 국회 해산 선언으로 환율이 상승세로 반전하며 엔화 약세가 시작됐다. 특히 일본은행이 지난달 4일 발표한 대규모 금융완화 조치에 힘입어 환율은 지난달 하순 99엔대 후반으로 치솟았다.
엔화의 달러당 100엔 돌파 영향으로 한국에서는 증시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10원 급등한 1106.1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 초반부터 급등세로 출발해 6거래일 만에 1100원선을 넘어섰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 1월28일(19.00원) 이후 가장 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34.70포인트(1.75%) 하락한 1944.75에 머물렀다. 엔화 약세로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큰 전기·전자(2.21%), 기계(2.49%), 운송장비(2.28) 등 수출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엔화약세 당분간 이어져 석 달 내 105엔 전망도
ㆍ‘엔저라기보다 달러 강세’ 분석도
일본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달러당 100엔의 벽을 돌파한 엔화 약세 흐름이 미국 경기회복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3개월 안에 105엔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달러당 100엔 돌파 요인은 ‘엔 약세’라기보다 ‘달러 강세’다.” 크레디 아그리콜은행의 한 관계자는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이렇게 설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반년 뒤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 강세의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FRB가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게 되면 미국 금리가 상승해 미·일 간 금리 차이가 확대된다. 이에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흐름이 강해져 엔화의 추가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정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엔화의 100엔 돌파와 관련해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을 넘는 호조를 보이는 등 회복 조짐이 뚜렷해진 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엔화 약세를 뒷받침하는 일본 내 요인도 적지 않다. 우선 일본의 무역적자가 수년째 고착상태를 보이면서 엔화의 수급구조가 바뀌고 있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경상흑자는 전년 대비 43.6%나 감소한 4조2000억엔(약 46조원)으로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국채의 장기금리가 하락 기조를 보이면서 일본 생명보험 회사들이 미국 등 외국 국채 보유비율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엔화 약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 국채에 투자하려면 엔화를 달러로 바꿔야 해 그만큼 엔화가치가 낮아지게 된다.
엔저 흐름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출범 직전인 지난해 11월 민주당 정권의 국회해산 선언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엔화는 2009년 4월 달러당 100엔 붕괴를 시작으로 강세가 지속돼 2011년 10월에는 달러당 75.32엔으로 전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줄곧 80엔대를 유지해왔으나 ‘과감한 금융완화’를 내건 아베 정권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저로 흐름이 바뀌었다. 특히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달 초 2년간 자금공급량을 2배로 늘리는 파격적인 금융완화를 발표하면서 엔화 약세는 탄력이 붙었고, 지난달 중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추인’을 받으면서 100엔 돌파는 시간문제로 관측됐다.
일본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달러당 100엔의 벽을 돌파한 엔화 약세 흐름이 미국 경기회복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3개월 안에 105엔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달러당 100엔 돌파 요인은 ‘엔 약세’라기보다 ‘달러 강세’다.” 크레디 아그리콜은행의 한 관계자는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이렇게 설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반년 뒤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 강세의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FRB가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게 되면 미국 금리가 상승해 미·일 간 금리 차이가 확대된다. 이에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흐름이 강해져 엔화의 추가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정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엔화의 100엔 돌파와 관련해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을 넘는 호조를 보이는 등 회복 조짐이 뚜렷해진 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엔화 약세를 뒷받침하는 일본 내 요인도 적지 않다. 우선 일본의 무역적자가 수년째 고착상태를 보이면서 엔화의 수급구조가 바뀌고 있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경상흑자는 전년 대비 43.6%나 감소한 4조2000억엔(약 46조원)으로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국채의 장기금리가 하락 기조를 보이면서 일본 생명보험 회사들이 미국 등 외국 국채 보유비율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엔화 약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 국채에 투자하려면 엔화를 달러로 바꿔야 해 그만큼 엔화가치가 낮아지게 된다.
엔저 흐름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출범 직전인 지난해 11월 민주당 정권의 국회해산 선언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엔화는 2009년 4월 달러당 100엔 붕괴를 시작으로 강세가 지속돼 2011년 10월에는 달러당 75.32엔으로 전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줄곧 80엔대를 유지해왔으나 ‘과감한 금융완화’를 내건 아베 정권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저로 흐름이 바뀌었다. 특히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달 초 2년간 자금공급량을 2배로 늘리는 파격적인 금융완화를 발표하면서 엔화 약세는 탄력이 붙었고, 지난달 중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추인’을 받으면서 100엔 돌파는 시간문제로 관측됐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달러당 100엔의 벽을 돌파한 기세로 3개월 안에 105엔까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금융완화에 나서는 나라가 늘어나면서 엔화 약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쓰비시 도쿄UFJ은행 관계자는 “각국이 재정지출의 여지가 적어 금융완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일본의 금융완화 영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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