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시퍼 전 주일 미국대사, 아베 정권 역사인식에 우려 표명
토머스 시퍼 전 주일 미국대사는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할 경우 “미국에서 일본의 이익을 크게 해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일관계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역사인식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현 국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우려감을 반영한 발언으로 보인다.
시퍼 전 대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관계 심포지엄에서 “위안부 문제는 어떻게 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신문은 다만, 시퍼 전 대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서는 일정한 이해를 표시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위안부 문제를 인권 문제로 보는 미국과 역사인식 문제로 자리매김시킨 일본 간의 입장 차이는 선명하다”며 고노 담화 수정 움직임이 순풍에 돛을 단 듯한 미·일관계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 의회는 2007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에 사죄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결의안은 당시 아베 신조 총리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인하는 발언이 계기가 됐다. 아베 총리는 이 때문에 정치적 타격을 입어 결국 1년 만에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신문은 한·일 갈등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중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한·일 간의) 건설적인 관계가 역내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미 국무부 페트릭 벤트렐 부대변인의 최근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침략발언’ 파문을 조기 수습하기 위해 국회에서 질의가 있을 경우 총리 발언의 진의를 충분히 설명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4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3일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해 “침략의 개념은 확정돼 있지 않다”고 해 국내외에 파장을 몰고 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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