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일 지도층 인사, 특정 인종·민족 비하 잇단 망언

서의동 2013. 4. 30. 21:29

일 지도층 인사, 특정 인종·민족 비하 잇단 망언

ㆍ도쿄도지사 “이슬람 서로 싸움만 해” 발언 뒤늦게 사과

일본 지도층 인사들의 인종주의적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슬람이 ‘서로 싸움만 한다’거나, 라틴계는 ‘숫자에 약하다’는 등 특정 인종·민족을 비하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가 물의를 빚고 있다.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도쿄도지사는 30일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전 과정에서 불거진 ‘이슬람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노세 지사는 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는 것은 사과하고 싶다”며 “이슬람권 사람들에게 오해를 부를 표현이었다”고 밝혔다. 

이노세 지사는 26일자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올림픽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터키를 겨냥해 “이슬람 국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알라신뿐”이라며 “서로 싸움만 하고 있고, 계급도 있다”고 발언했다. 이노세는 또 일본에 비해 많은 터키의 청년 인구가 장점이 될 수 없다면서 “젊은 사람은 많을지 모르지만, 빨리 죽는다면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발언이 보도되자 터키 정부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며 반발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발언은 올림픽 유치 입후보 도시가 다른 도시를 비판하거나 비교하지 못하도록 한 IOC 규정에 어긋나 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도쿄의 올림픽 유치 행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아베 내각의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영토문제담당상이 지난 26일 “나는 라틴계여서 숫자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가 발언을 취소했다. 야마모토는 해양기본계획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가 ‘특정 민족(라틴계)이 숫자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거냐’는 질문에 “(라틴 민족은)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지도층 인사들의 인종주의적 발언은 일본 사회가 보수화되면서 우익세력들의 배외주의적 목소리가 높아지는 최근 흐름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모임(재특회)은 “조선인 여자는 강간해도 괜찮다” “조선인을 죽이자”는 인종주의적 폭언을 일삼고 있다. 인종차별적 망언을 되풀이하면서도 도쿄도지사를 4번이나 지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같은 정치인들도 일본 사회에 배외주의적 토양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은 서로 싸움만" 도쿄도지사 인종주의 발언 물의

“이슬람은 서로 싸우기만 한다.”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일본 도쿄도 지사가 이슬람에 대해 인종주의적 발언을 해 비판을 사고 있다.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 앞장서고 있는 이노세 지사는 지난 26일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도쿄와 경쟁도시들을 비교하면서 “이슬람 국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알라신 뿐”이라며“서로 싸움만 하고 있고, 계급도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이스탄불을 내세워 일본과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터키가 이슬람 국가임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노세 지사는 ‘청소년 인구 비율이 높은 이스탄불이 유리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지적에, 고령자 건강 유지와 관련된 일본의 인프라를 자랑한 뒤 “터키 사람들이 장수하고 싶다면 일본과 같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젊은 사람은 많을지 모르지만, 빨리 죽는다면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행동강령은 대회 유치 과정에서 타 도시와의 비교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이노세 지사의 발언 때문에 도쿄가 후보도시 자격을 상실할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ICO 측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 정부도 기사가 나간 다음날인 27일 “발언은 공정하지 않으며,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