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1일로 예정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베 정권의 대담한 금융완화가 기업실적 개선, 주가급등 등 초반성공을 거뒀으나 최근 연속 주가하락과 금리 및 수입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두드러지자 아베 정권의 높은 지지율에 짓눌려 있던 야당들이 오랫만에 공세의 날을 세우고 있다.
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제1야당인 민주당의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베노믹스의 독은 국채가격 폭락과 장기금리 상승”이라고 지적한 뒤 현재의 주식·채권시장 상황이 참의원 선거에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본은행의 금융완화가 고용확대와 임금상승을 동반하지 않는 ‘나쁜 물가상승’을 야기하고 금리를 급등락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아베 정권이 내세운 ‘2년 내 물가 2% 상승 목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엔화약세에 따른 에너지 및 수입품 가격 상승이 서민생계에 타격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자민당에게 정권을 내준 이후 지리멸렬 상태에 있던 민주당은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을 최대한 활용해 당의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서 자민당은 최근 금리 및 주가 변동이 일시적인 조정 현상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집권 이후 주가 상승, 고용창출 등을 선거 정책자료집에 열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조회장은 3일 “지난해 중의원 해산 시점과 비교해 주가가 50%을 넘게 오른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아베노믹스가 일본경제 활기를 가져왔음을 강조했다.
도쿄신문은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금융완화 방안 발표(4월4일) 두 달 간의 경제상황에 대해 “기업의 생산 등 경제지표는 견고하지만 국민 다수가 경기회복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고, 금리와 물가상승으로 가계지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신문이 분석한 두 달 간의 금융지표를 보면 대형은행의 10년 고정금리 주택론의 금리는 지난 4월 1.35%에서 6월 1.6%으로 올랐고, 도쿄의 5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1% 올랐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은 이날 오후 3시 달러당 99.90~91엔을 기록해 지난달 10일 이후 17거래일 만에 달러당 100엔이 붕괴되는 등 엔화약세 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도쿄주식시장에서 전거래일 3.72% 하락했던 닛케이지수는 이날 2.05%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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