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지난 7~8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설명을 미국으로부터 듣기 위해 오는 17~18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회의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NHK와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정상회담 결과를 전달받기 위해 정상회담을 여는 격이어서 일본의 초조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NHK는 “대중국 정책의 기본방침에 대해 양국간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회담을 지켜보는 일본이 가장 당혹해 한 부분은 일본과 중국의 정상을 대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 2월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방미로 이뤄진 미·일 정상회담 때는 별도 만찬없이 1시간 반 오찬을 나눈 것이 전부였으며,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악수도 하지 않다가 취재진의 요청을 받고서야 포즈를 취했다. 반면 이번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동선에 맞춰 오바마 대통령이 캘리포니아까지 날아와 영접했다.
미·중이 협조하며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개념이 담긴 ‘주요 2개국(G2)’이란 용어를 극력 기피해온 일본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명실공히 G2 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감추지 않는 분위기고 감지된다.
일본은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1기 초기에 들고 나온 ‘미·중 협조체제’가 재등장할 가능성에 불안감을 느껴왔다. 아베 총리가 9일 미·중 정상회담을 “환영한다”면서도 “일본과 미국은 동맹관계라는 점이 미·중과 결정적으로 다르다”고 한 것도 양국 접근을 견제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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