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플루토늄 남아도는 일본, 원전용 반입 재개

서의동 2013. 6. 25. 22:45

ㆍ나가사키 원폭 5000개 분량

ㆍ핵시설 사고로 못 쓰고 쌓아둬
ㆍ언론 “해외 시선 엄중해질 것”

플루토늄이 남아도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처음으로 플루토늄 반입을 재개한다. 핵재처리 정책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플루토늄이 과다하게 쌓이고 있는 상황에 일본 안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일본이 이르면 27일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추출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섞어 만든 재활용 핵연료인 ‘혼합산화물(MOX)’을 프랑스에서 반입한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반입된 혼합산화물은 후쿠이(福井)현에 있는 다카하마(高浜) 원전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일본이 해외에서 혼합산화물을 반입하기는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후 처음이다. 혼합산화물을 발전 원료로 사용하는 플루서멀(Plu-thermal) 발전 방식을 채택한 다카하마 원전 3호기는 지난해 2월 정기검사를 이유로 가동을 중단했다. 

재활용 핵연료인 MOX를 실은 선박이 27일 다카하마 원전 근처 항구에 정박,
MOX를 하역할 준비를 하고 있다.(AFP.연합뉴스.자료사진)


일본은 폐연료봉으로부터 추출한 플루토늄을 핵연료로 재사용하는 핵연료사이클을 추진해왔으나 재처리 시설의 잇단 사고로 잘 이행되지 않아 플루토늄만 쌓아두고 있다. 현재 국내외에 보유 중인 플루토늄은 44.3t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가사키(長崎)에 투하된 원폭을 5000개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일본은 당초 2010년까지 원전 16~18기에서 플루서멀 발전을 채택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이 방식을 채택한 원전은 폐쇄 예정인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를 포함해 4기에 불과하다. 더구나 민주당 정권 때는 사용후 핵연료를 땅에 묻는 직접처분 방식도 검토됐지만 자민당 정권 들어 전량 재처리로 기울면서 플루토늄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사히신문은 “플루토늄이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만큼 국제사회에서는 이용 목적이 아닌 분량을 갖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플루토늄이 더 늘어나면 해외의 시선이 엄중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9월 당시 일본의 민주당 내각이 미국 측이 플루토늄 보유량을 줄일 것을 압박하자 “플루서멀 발전을 재개하겠다”고 미국 측에 몰래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정부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