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도쿄전력, 2년간 ‘말로만 오염수 관리’… 유출통로 공사 미루다 바다로 새나가

서의동 2013. 8. 1. 17:35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의 용납 못할 방사능 오염수 대책으로 해양오염이 확산되고 있다. 도쿄전력이 2011년 방사성물질 유출사고 직후 방사능 오염수 유출통로를 차단하겠다고 발표했으나 2년 넘도록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아사히신문이 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보름여 지난 2011년 3월27일 2호기 터빈 건물 지하갱도에서 시간당 1000밀리시버트(mSv)가 넘는 오염수가 고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도쿄전력은 20일 뒤인 4월17일 지하갱도와 터빈 건물 사이의 틈새를 차단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으나 갱도의 바다 쪽 끝부분을 콘크리트와 자갈 등으로 막는 공사만을 실시했을 뿐 2년 이상 본공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5월 건물과 갱도 사이의 틈새를 막는 공사를 검토했으나 기술적으로 어려운 데다 갱도의 바다 쪽 끝부분을 막는 조치만으로 오염수의 해양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이후 오염된 지하수가 해양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고, 도쿄전력의 늑장대응이 오염 확대를 부른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전 건물에서 갱도로 흘러들어간 고농도 오염수가 갱도 연결부위 등의 틈새를 통해 지하로 스며든 뒤 바다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부지 내 오염확산을 감사하기 위해 파놓은 우물에서 지난 5월부터 고농도 방사성물질이 잇달아 검출됐다. 6월 들어서는 원전 건물 지하에 고인 오염수와 비슷한 성분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돼 오염수가 바다로도 새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이에 도쿄전력은 2011년 4월 흘러나온 오염수 탓인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가 원자력안전규제위원회가 자세한 원인 파악을 요구하자 지난달 22일에서야 “오염수가 지하를 거쳐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