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일본, 국제기구에 무기수출 허용키로  

서의동 2013. 12. 30. 15:50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내년 초 여당과의 논의를 거쳐 평화유지활동(PKO)을 하는 유엔 등 국제기구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지난 23일 일본 자위대가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PKO 활동 중인 한국군 한빛부대에 실탄을 지원한 선례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신문에 따르면 PKO을 하는 유엔과 시리아의 화학무기폐기를 담당하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등이 무기 수출·제공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무기금지기구를 통해 국제기구 활동에 참가하는 각국 부대에 화학방호복을 제공하는 방식 등이 검토되고 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국제기구에 대한 무기 제공을 “아베 총리가 내건 외교·안보 이념인 ‘적극적 평화주의’를 구체화하는 국제공헌의 일환으로 위치지으려 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국제기구에 대한 무기제공과 관련해 남수단에서 PKO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부대에 자위대가 유엔을 통해서 실탄을 제공한 선례를 거론하면서 “유엔을 통한 제공에 대해서는 현행 제도상 제공 대상이 국가이어야 하고, 사전에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전제를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관방장관 담화를 통해 예외조치로서 인정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또 내년에 마련할 무기수출 관련 신원칙에 일본기업이 외국기업으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 제작한 부품의 수출, 해외 미군기지 내 장비품 정비를 위한 부품의 반출, 자위대가 쓰던 중고품과 순일본산 무기의 수출 허용을 포함할지도 검토과제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1967년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당시 총리가 공산권국가, 유엔이 무기수출을 금지한 국가, 국제분쟁 당사국 또는 그 우려가 있는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 ‘무기수출 3원칙’을 내걸어 무기수출을 엄격히 제한해 왔으나 2011년 민주당 정권이 대폭 완화 방침을 밝힌 이래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