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납북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의 부모, 손녀 만났다

서의동 2014. 3. 16. 10:52

ㆍ몽골에서… 12년 만에 성사

ㆍ북·일관계 개선될지 주목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피해의 상징적 존재인 요코타 메구미(橫田めぐみ·당시 13세)의 부모가 요코타가 북한에서 낳은 딸 김은경씨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처음으로 만났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6일 일본 정부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이 김은경씨를 조부모와 만나도록 한 것은 납치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이겠다는 태도를 드러낸 것으로, 향후 북·일관계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요코타 메구미(왼쪽)·김은경

신문에 따르면 요코타의 아버지 시게루(滋·81)와 어머니 사키에(早紀江·78)가 지난 10∼14일 메구미의 딸 김혜경(26)씨를 만났다. 김혜경씨는 메구미와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 김은경씨의 가명으로 알려져 있다. 요미우리는 북한과 일본 당국자가 3일 비공식 협의에서 상봉에 합의했으며, 메구미의 남편으로 알려진 김영남씨도 동석했다고 밝혔다. 요코타 부부는 2002년부터 이번 만남을 희망해왔으며, 일본 정부가 물밑에서 북한과 조정을 계속해왔다. 다만, ‘북한에 이용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요코타 부부가 북한 방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면담 장소를 제3국으로 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학교 1학년 때인 1977년 11월15일 일본 니가타현 니가타시에서 귀가길에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는 일본인 납치피해자의 상징적 존재로 여겨져왔다. 이 사건은 귀순한 북한 공작원 안명진씨가 1996년 “납치된 일본 소녀를 북한에서 봤다”고 증언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납치사실을 인정한 바 있으나, 2004년 11월 “메구미가 1993년 3월(나중에 1994년 4월로 정정)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며 메구미의 유골이라는 뼛가루를 일본에 건넸다. 하지만 일본에선 메구미의 사망 연도가 정정된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점을 들어 메구미 생존설이 꾸준히 제기됐고, 2004년 12월에는 “유전자 감식 결과 메구미의 유해가 아니다”란 정부 발표가 나오면서 북·일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요미우리는 북한이 김은경씨 몽골 방문을 허용한 것에는 납치 문제 해결을 포함해 일본과 협의를 진전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