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외손녀와 감격의 상봉,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타 메구미 부모

서의동 2014. 3. 17. 22:30

지난 10~14일 몽골에서 외손녀와 감격의 상봉을 한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타 메구미(橫田めぐみ)의 부모가 17일 “외손녀가 딸의 어릴 적 모습을 많이 닮았다”며 “꿈 같은 일이 실현됐다. 기적 같은 날이었다”고 말했다. 

 

요코타의 아버지 시게루(滋·81)와 어머니 사키에(早紀江·78)는 이날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메구미의 딸인 김은경씨(26)와 만난 소회를 밝혔다. 




시게루는 “그 부분에 대해 말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외손녀에게 납치된 딸 메구미의 생존여부를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키에는 메구미의 생존여부는 알 수 없지만 “살아있다는 믿음에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키에는 김씨의 인상에 대해 “메구미의 어릴적 모습이 느껴질 정도로 닮았고, 그전부터 함께 지내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꿈이 실현된 기적 같은 날이었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상봉 장소에는 김씨와 그의 남편, 생후 10개월된 딸도 동석했으며, 손녀가 채소로 요리를 해주기도 했다고 요코타씨 부부는 설명했다. 메구미의 남편인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씨(52)는 동석하지 않았다. 

 

김씨의 존재가 알려진 2002년 9월 이후 요코타 부부는 손녀와의 상봉을 희망해왔으나 평양에서 만나게 될 경우 북한에 이용당할 우려가 있다는 우려로 만나지 못한 채 11년 반의 세월을 안타까움 속에 지내왔다. 

 

요코타 메구미는 만 13세 때인 1977년 니가타현에서 귀갓길에 북한에 납치됐다. 일본인 납북 피해자 중 가장 어린 나이에 납북된 까닭에 일본인 납북자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북한은 요코타가 1994년 4월 자살했다며 2004년 유골을 일본 측에 넘겼지만, 일본은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