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아베 총리, 어리석은 도령” 자민당 원로 고가 ‘직격탄’

서의동 2014. 3. 18. 16:19

ㆍ우회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집권당 내부 반발 기류 확산


일본 집권 자민당의 원로인 고가 마코토(古賀誠·73·사진) 전 간사장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해 헌법 해석을 변경하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어리석은 도령”이라고 비판했다. 

1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2012년 정계를 은퇴한 고가 전 간사장은 전날 요코하마(橫浜)에서 한 강연에서 ‘헌법 해석의 책임자는 나’라는 아베 총리의 국회 답변을 두고 “자신이 총리이고, 권력자이니까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도령(봇짱) 같은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어 ‘봇짱’은 부족함 없이 자라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는 아베 같은 세습정치인을 비꼴 때 쓰인다. 고가 전 간사장은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한 집단 자위권 행사 방안에 대해 “그런 임시변통적인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며 개헌을 통한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가 전 간사장의 발언은 최근 자민당 안에서 아베 총리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대한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7일 9년 만에 열린 자민당 총무간담회에서 발언한 20명은 아베 총리의 집단 자위권 추진 방안에 대체로 신중론을 표명했다. 미조테 겐세이(溝手顯正) 참의원 의원은 “정부의 전문가 간담회 보고서가 정부 정책으로 취급되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또 와키 마사시(脇雅史) 참의원 간사장은 집단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개별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