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기술이 인류를 노동으로부터 추방한다는 내용의 <노동의 종말>을 쓴 것은 1995년의 일이다. 리프킨의 예언은 20년이 지난 지금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
직관과 창의력이 필요한 고도의 두뇌게임인 바둑에서 알파고가 세계 최강의 이세돌 9단을 꺾은 것은 인공지능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인간의 영역을 대체할 수 있음을 일깨운 대사변이다. 단순 작업은 물론 고도의 정신노동, 예술과 장인의 영역에서도 인간의 자리를 빠르게 밀어낸다. 무인차와 드론이 택시기사, 로봇 자산관리가 펀드매니저의 일자리를 빼앗는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아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점점 더 로봇에 자리를 내주게 되면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사람들은 더 빈곤화되는 디스토피아가 펼쳐질지 모른다.
디지털 디바이드가 아니라 이제는 ‘로봇 디바이드’가 진전되면서 격차도 더 커진다. 사라진 만큼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지도 의문이다. 마차를 몰던 마부가 자동차를 만드는 노동자로 바뀐 20세기 초는 그래도 괜찮았지만, 그 일자리도 이미 로봇이 물려받고 있다.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노동의 영역이 갈수록 줄어들게 되면 인간의 존엄성은 어디서 발견해야 할까. 인간의 손으로는 앞으로 뭘 해야 하는가. 알파고의 승리는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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