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위층이 26일 중국 베이징을 특별열차로 방문한 동향이 포착됐다. 녹색바탕에 노란색 선이 그어진 차량의 외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 중국·러시아 방문시 타던 열차와 흡사하다. 김정일 위원장은 항공편을 기피해 해외방문 시에는 ‘1호 열차’ 혹은 ‘태양호’로 불리는 전용 특별열차를 이용했다. 열차에는 김정일의 측근, 촬영기사, 요리사, 의사, 호위병력이 동승한다. 보통은 17량이지만 방문목적과 동승인사에 따라 26량으로 편성될 때도 있다. 2001년 7~8월 김정일의 방러를 수행한 콘스탄틴 풀리코스프키 러시아 극동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위성으로 열차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스크린과 영화감상용 스크린 등이 객차에 설치돼 있고 컴퓨터와 노래방 기기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별열차 운행시에는 북한은 물론 중국·러시아 당국도 일반 열차의 이동이나 일반인의 역사 출입을 통제했다. 2001년 김정일의 모스크바 방문시에는 열차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시속 40~50km로 저속 운행하는 바람에 다른 열차가 무더기로 연발착하거나 운행이 중단됐고, 시베리아 철도당국이 여행객들에게 배상금을 물어주기도 했다. 김정일은 지방 시찰 때도 특별열차를 이용했다. 김정일이 2011년 12월 17일 숨진 곳도 객차 안이다. 당시 북한당국은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의 길을 이어가시다가 겹쌓인 정신육체적 과로로 너무도 갑자기, 애석하게 열차에서 서거하셨다”고 발표했다. 국가정보원도 “김 위원장이 평양 룡성역에 대기 중이던 열차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부친과 달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항공, 철도를 가리지 않는다. 조선중앙TV가 2014년 2월26일 공개한 영상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열차의 객차내 테이블에 앉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측근들과 회의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열차 외교’에 시동을 걸던 2000년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북·미 고위급 인사의 교차방문이 실현되던 해다. 남북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북한 최고위층의 이번 열차 방중이 한반도 해빙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018년 3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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