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부가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 요구 시위에 대해 연일 무력진압을 경고하고 나섰다. 시위대는 11일 ‘100만명 항의시위’로 맞서겠다고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10일로 17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집트 민주화 시위는 11일 전후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메드 아불 가이트 외무장관은 9일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혼란이 빚어진다면 군대가 국가를 통제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며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쿠데타 가능성을 거론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으로, 계엄령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이트 외무장관은 또 미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위대한 국가이자 언제나 최고의 관계를 유지해온” 이집트에 “지금, 당장, 즉시” 정치적 변화를 이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가이트 외무장관은 또 미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위대한 국가이자 언제나 최고의 관계를 유지해온” 이집트에 “지금, 당장, 즉시” 정치적 변화를 이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가 탱크 근처에서 금요예배를 하고 있다. (출처: 경향신문DB)
정부의 강경태도에 맞서 이집트 시위 지도부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실현하기 위해 금요기도회가 열리는 11일 다시 한 번 ‘100만인 항의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위 지도부의 할레드 압델 하미드는 100만 항의시위는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중 경찰에 연행됐다 풀려나면서 ‘민주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구글 임원 와엘 고님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민주화를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민주화와 임금인상을 촉구하는 노동자 파업도 확산되고 있다. 버스 등 공공운수 노동자들과 예술가 노조는 10일 무바라크 퇴진을 위한 파업에 동참했다. 의사 및 의과대생 수천명과 변호사 3000여명은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해 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앞서 9일부터 카이로 시내의 국영 전력회사와 박물관, 직물공장 등에서도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수에즈에서도 선박 정비회사, 직물공장 등에서 5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이틀째 파업을 벌였으나 세계 해상 운송량의 8%를 차지하는 수에즈운하는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편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이집트 정부가 지금까지 취한 조치는 이집트 국민의 요구에 미흡하다”며 실질적이면서 구체적인 개혁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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