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도요타 자동차의 급가속 사고에 대해 10개월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자제어장치의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간 급가속이 전자장치와 무관하다는 도요타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또 지난해 대규모 리콜사태 이후 지속돼온 도요타 비판에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한 ‘일본 때리기(Japan Bashing)’의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힘을 받게 됐다.
레이 러후드 미 교통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현상이 전자제어장치의 결함으로 야기됐음을 보여주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도요타의 문제는 기계장치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항공우주국(NASA)의 엔지니어들이 예기치 않은 급가속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도요타 차량 9대를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진행했다”면서 “급가속을 야기할 수 있는 결함을 찾기 위해 소프트웨어 코드의 28만개 라인을 들여다보고 기계부품을 검사하는 한편 차량에 전자기파를 쏘아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요타 차량은 안전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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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리콜사태는 2009년 8월 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부근 고속도로에서 렉서스 ES350 세단이 가속페달 고장으로 마주오던 차량과 충돌해 운전자 등 4명이 숨지면서 불거졌다. 이후 미국 시장에서만 약 800만대의 차량을 리콜한 도요타는 미 정부에 4880만달러(약 560억원)의 과징금도 물었다.
그간 도요타 측은 자체조사를 통해 가속페달이 들러붙는 현상과 운전석 바닥의 매트가 가속페달을 누르는 현상 등이 급가속 원인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미국 의회와 소비자단체에서는 전자제어장치 결함이 급가속 원인이라며 청문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공세를 펼쳐왔다. 특히 대중의 신뢰가 높은 컨슈머 리포트가 렉서스 SUV 차량을 구입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등 ‘도요타 때리기’에 가세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일본 언론들은 그동안 미국이 자동차산업 부활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일본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며 대규모 리콜사태에 의구심을 표시해왔다. 산케이신문은 지난해 2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자동차산업의 부활을 외치고 있는 것과 대규모 리콜사태가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도 당시 “GM의 파탄으로 미국 자동차산업은 질서가 없어졌다. 오바마 대통령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 메이커 보호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미 자동차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조사결과 발표에 힘입어 이날 뉴욕증시에서 도요타의 주가는 4.72% 급등했고, 9일 일본 증시에서도 5.16%나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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