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문제는 없지만 먹지는 말라? 알쏭달쏭한 일본 정부의 화법

서의동 2011. 3. 25. 10:20
“건강에 영향이 없을 거라면서 왜 먹지 말라는 것이냐.”(기자 질문)
“당장 건강에 이상이 없지만 만약을 위해 먹지 말라는 것이다.”(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 답변)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 23일 식품위생법의 잠정기준치를 초과하자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먹지 않도록 당부하는 ‘섭취제한 조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건강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혼란을 주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도 지난 21일 농산품의 출하중지를 자치단체에 지시했다고 발표하면서 “유통되고 있는 농산품은 건강에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틀 뒤인 23일에는 농산물 섭취제한 조치를 발표했지만 “먹었더라도 당장 건강에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다노 장관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 왜 먹지 말라고 하느냐’는 질문에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 만약을 위한 조치”이라고 말했다. 

출하중지와 섭취제한이 언제까지인 지에 대해서도 정부는 “당분간”이라고만 할 뿐 시점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건강이상 가능성을 부정하면서도 섭취제한 조치를 내놓은 배경에는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 방출을 억제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추론했다. 

에다노 장관은 도쿄의 수돗물에서 유아에 부적합한 방사선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성인이나 어린이의 음용·생활용수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마셔도 괜찮느냐는 질문에는 “1년간 마셔도 인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모호한 답변을 반복했다. 도쿄신문은 “국민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공개가 필요하지만 정부의 대응은 불충분하다”며“이런 태도가 뜬소문과 사재기를 확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