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미쓰비시중공업 ‘아리랑 3호’ 발사준비 한창

서의동 2012. 2. 22. 17:58

지난 20일 찾아간 일본 나고야(名古屋)시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도비시마(飛島) 공장. 

방진복으로 갈아입고 방진 샤워룸을 통과해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원통형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올 상반기 중 발사하는 21번째 H-2A로켓이다. 10여명의 작업요원들이 로켓 조립공정의 최종 점검작업을 하고 있었다.

미쓰비시공장 내부/By 서의동


너비 30m, 길이 100m 규모의 공장내부에는 1단 로켓과 2단 로켓, 로켓 사이를 연결하는 이음매가 가로놓여 있다. 규슈(九州)의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로 옮겨져 발사할 길이 57m, 지름 4m, 무게 290t의 H-2A 로켓 21호에는 한국의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3호’가 실린다. 

미쓰비시중공업이 시작한 외국위성 대리발사 사업의 첫 고객은 한국우주항공연구원이 제작한 아리랑 3호다. 이 로켓에는 1t 무게인 아리랑 3호 외에 2t짜리 일본 위성 ‘시즈쿠’, 50㎏과 6㎏짜리 소형 위성을 합쳐 모두 위성 4개를 싣는다. 미쓰비시중공업은 2001년부터 H-2 로켓의 개량형인 H-2A 로켓을 20번 발사해 19번 성공했다. ‘H’는 하이드로젠(수소)의 약자로 액체수소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뜻이다.

로켓은 단순한 원통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살펴보면 복잡한 전선배관과 기기장치들이 곳곳에 복잡하게 얽혀있다.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된 표면은 단열재로 특수처리한 상태다. 30만개에 이르는 부품 제작에 수천개 업체들이 참여한 일본 제조기술력의 총화가 바로 로켓이다. 스즈키 시게히로(鈴木茂裕) 미쓰비시중공업 우주영업부 H-2A/H-2B 담당 부장은 “로켓부품 일부는 종업원 4명 안팎의 중소기업들에서 납품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 탑재실인 로켓 머리부분에는 ‘마치코바’(町工場)로 불리는 소규모 동네공장의 부품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하고 정교한 초정밀 부품 제작에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동네공장들이 최첨단의 우주산업에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본의 로켓 개발은 도쿄대 이토가와 히데오(絲川英夫) 교수가 1955년 실시한 길이 23㎝, 무게 200g의 펜슬(연필)로켓의 발사 실험이 처음이다. 민간이 시작한 연구는 70년대 미국 보잉사의 기술도입과 정부 예산지원으로 본격화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1994년에는 100% 자국 기술로 만든 H-2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2007년부터는 로켓산업 일부가 민영화되면서 미쓰비시중공업이 대리 발사사업에 뛰어들었다. 

로켓 대리발사 사업의 잠재력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근 각국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활용을 위해 독자 위성을 확보하려 하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의 평균수명이 3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독자 발사기술이 없는 신흥국의 대리발사 수요는 앞으로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중공업 아사다 쇼이치로(淺田正一郞) 우주사업부장은 “엔고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로 로켓 대리발사 수주도 어렵다”며 “위성 제작과 로켓 발사, 시스템 운영을 하나로 묶어 신흥국 시장개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