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중·일 영토 갈등 불똥 튄 ‘판다의 임신’

서의동 2012. 7. 2. 11:24

일본 극우 인사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 탓에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간 갈등이 양국우호의 상징인 판다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이시하라 지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도쿄 우에노(上野)동물원에 있는 판다 싱싱이 임신했다는 추측이 나오자 “새끼 판다가 태어나면 이름을 ‘센센’과 ‘가쿠가쿠’라고 짓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센카쿠라는 이름에서 ‘센’과 ‘가쿠’ 한자씩 따서 짓자는 것이다. 이시하라 지사는 그동안 일본 민간인 소유로 돼 있는 센카쿠열도를 사들이겠다며 모금운동을 전개하는 등 양국 영토 갈등을 격화시켜온 장본인이다.   

 

이시하라의 발언에 중국 정부가 발끈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측이 어떤 이름을 붙이든 판다도, 댜오위다오도 중국 소유라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판다 새끼가 태어나더라도 일본 측이 마음대로 이름을 붙일 수는 없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이 연구목적으로 대여한 중국 소유인 만큼 새끼 판다가 태어나더라도 작명에는 중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싱싱은 중·일 우호의 상징으로 일본에 온 ‘외교사절’이다. 중국이 1992년 일본에 기증해 우에노동물원의 상징이 됐던 판다 ‘링링’이 2008년 4월 사망하자 일본 정부가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판다 한쌍을 대여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를 중국이 받아들여 2011년 2월 수컷 리리와 함께 일본에 건너왔다. 동물원 측은 싱싱이 식욕이 감퇴하고 사람 눈을 피하는 등 임신 징후를 보임에 따라 30일부터 일반공개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