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일본 협정서명 연기에 '유감'

서의동 2012. 6. 30. 11:26

일본 정부는 한·일 비밀정보보호에 관한 협정 서명이 29일 오후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갑작스럽게 연기되자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이 유감을 표명하는 등 당혹감과 불만을 드러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정보보호협정의 서명을 한국 측 사정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요코이 유타카(橫井裕) 외무보도관은 기자회견에서 “오후 3시쯤 주일 한국대사관으로부터 ‘한국 국내 사정으로 오늘 서명을 연기해달라’는 통보가 왔다”면서 “일본으로서는 가능한 한 조기에 체결될 수 있도록 조정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오늘 중 서명될 줄로 알았는데 유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상은 이날 오전 각료회의에서 정보보호협정이 승인된 뒤 “동아시아의 안보환경을 생각하면 한·일이 상호 비밀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협정 체결에 기대감을 표시한 바 있다. 그런 만큼 뜻밖의 사태 전개에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산케이신문은 “한국 측의 (연기) 통보를 받은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서명은 오늘 이뤄져야 한다. 연기돼 매우 유감’이라고 항의했다”고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외무성 실무진도 예상치 못한 사태 전개에 놀라는 표정이었다. 한 관계자는 “오후 4시 서명식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행사 시작을 30분가량 남기고 통보를 받아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아무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혼선을 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도쿄신문은 이날 오후 배달된 석간신문에 ‘한국과 일본이 군사협정을 체결한다’고 협정체결을 기정사실화하는 기사를 실었다. 교도통신은 이번 협정이 “방위 분야에서 양국 간에 맺어지는 첫 협정으로, 양국 방위협력을 강화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해온 북한을 견제하겠다는 목표가 있었으나 막판에 연기됐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