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오자와의 '올리브나무' 전략 통할까?

서의동 2012. 7. 4. 13:48

“다음 총선에서는 올리브나무로 승부하겠다.”


일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의 소비세 인상에 반발해 집단탈당을 감행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70·사진) 전 민주당 대표가 측근들에게 던진 말이다. 올리브나무는 이탈리아의 중도좌파연합체‘올리브나무 동맹’을 가리킨다. 이탈리아 정치가 로마노 프로디가 소규모 좌파정당들과 연대해 만든 올리브나무 동맹은 공동의 총리 후보를 내고 선거에서 협력하는 방식으로 1996년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한 바 있다. 

 

다음주쯤 창당예정인 ‘오자와 신당’은 이르면 9월로 예상되는 총선에서 반증세-탈원전의 기치를 내걸고 이에 동조하는 정당들과 느슨한 연대를 꾀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관측된다. 오자와 전 대표는 최근 지지의원들과의 모임에서 “반증세로 선거를 하면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대의 대상에는 친오자와계 신당 ‘대지’를 비롯해 아이치(愛知)현의 지역정당‘일본제일 아이치회’, 나고야(名古屋) 지역정당 ‘감세일본’ 등이 거론된다. 차세대 총리 후보로 꼽히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오사카시장의 ‘오사카유신회’는 오자와 그룹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대상이다.

 

오자와는 과거‘올리브나무 동맹’과 엇비슷한 정국을 만들어 성공한 바 있다. 오자와는 1993년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정권에서 자민당내 권력투쟁에 밀리자 동료 의원들과 집단탈당했고, 이후 총선에서 자민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8개 정파와 연합해‘비자민 연립정권’을 세웠다. 

 

하지만 오자와의 구상이 이번에는 먹혀들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오자와 전 대표가 최근 정치자금 재판을 받으며 형성된 ‘구 정치인’ 이미지가 워낙 강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자와와 함께 탈당계를 제출한 미즈노 도모히코 중의원 의원이 3일 탈당을 철회하는 등 그룹 내에서 동요가 일기도 했다. 이에 따라 탈당 의원은 50명에서 49명(중의원 37명, 참의원 12명)으로 줄어들었다.

 

한편 민주당은 3일 오자와 전 대표를 비롯한 중의원 탈당 의원 37명 전원을 제명했으며, 소비세 증세법안에는 반대했으나 탈당하지 않은 의원 19명 중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6개월간, 나머지 18명은 2개월간 당원자격을 정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