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일본 중학생이 친구들로부터 매일 자살연습을 강요당했다는 동료 학생들의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학교 측은 이런 학생들의 증언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시가(滋賀)현 오쓰(大津)시 시립중학교가 지난해 10월 2학년 남학생(당시 13세)이 자살한 뒤 전교생(86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15명이 “(숨진 학생이 다른 학생들로부터) 매일 점심 시간에 자살 연습을 강요당했다고 한다” “(괴롭힌 학생이) 숨진 학생에게 ‘자살 연습은 했느냐’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답변했다.
또 “(숨진 학생이) 괴롭힌 학생에게 매일 ‘죽겠습니다’라고 e메일을 보냈다고 들었다”거나 “암에 걸린 친구에게 생명을 바치겠다고 했다고 한다”는 등의 답변도 있었다. 동급생들이 숨진 학생의 은행 계좌번호를 알아내 금품을 빼앗는가 하면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도록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았다.
이와 함께 “숨진 학생이 울면서 학교에 전화를 한 적도 있었지만 교사들은 모른 체 했다”는 답변도 나오는 등 학교 측이 이지메(집단괴롭힘) 사실을 방관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학교 측은 이지메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학생들의 증언이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라 전해들은 이야기라는 이유로 조사결과는 숨긴 채 “이지메와 자살 사이의 인과관계는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 학생은 지난해 10월 14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숨진 학생의 부모는 지난 2월 “집단 괴롭힘이 자살 원인”이라며 오쓰시와 가해 학생 3명, 보호자 등을 상대로 약 7720만엔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번 조사결과는 오는 17일 재판에서 원고 측 준비서면에 포함할 예정이다. 오쓰시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학생들을 상대로 이 같은 조사를 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소송에 관련된 일”이라며 답변을 피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2010년도의 이지메 건수는 7만7630건으로 전년도보다 6.7%(4842건) 늘어났다. 일본에서 이지메 건수가 증가한 것은 현재 방식의 조사가 실시된 2006년 이후 4년 만이다. 학생 1000명당 이지메 건수는 2009년보다 0.4건 늘어난 5.5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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