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장을 찾은 재일동포 어르신들 사이에서 ‘그냥 1번(박근혜 후보) 찍으라’는 말들이 거리낌없이 오가더군요. 투표장에서 명백히 불법행위에 해당되는 광경이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 5일부터 닷새 동안 일본 도쿄 요쓰야의 주일한국대사관에서 재외국민 투표 참관인을 한 김윤주씨(34·일본 요코하마 거주)는 지난 12일 경향신문과 만나 재외국민 투표 참관담을 털어놨다. 구직활동 중 인터넷 응모를 통해 민주통합당 참관인으로 근무한 김씨는 “투표소 주변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대리투표 등의 불법행위가 적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대사관의 선관위 책임자들은 그냥 넘어가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재일본 대한민국민단(민단)이 제공한 버스로 투표장을 찾은 어르신들 중 상당수는 한글을 모르는 분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기표소에 들어간 할아버지가 주위에 ‘1번 찍으면 된다는 데 맞느냐’라고 물으시는 걸 내가 직접 본 적이 있습니다. 투표용지를 보여주며 일본말로 ‘박(박근혜 후보)’이 누구냐고 묻는 분들도 있었다는 투표사무원들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선거법에 따르면 투표소 반경 100m 이내에서 특정 후보 지지행위를 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이런 지지행위가 기표소 주변과 투표장인 대사관 입구 등에서 많이 벌어졌다고 김씨는 말했다. 특히 지난 9일 이런 지지유도 발언이 많아 대사관 측에 몇 차례 항의했다고 김씨는 말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 건너와 함께 고생하며 돕고 살아온 재일동포 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했는지는 몰라도 선관위 관계자들에게선거를 엄정히 관리하겠다는 태도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재외국민 선거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투표참관인도 정당별 2인씩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4명이 임명됐지만 자리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1명은 한국말을 거의 할 줄 몰랐다고 김씨는 말했다. 지난 8일엔 한국말을 못하는 할머니를 대신해 동행한 딸이 대리투표하는 일이 발생했으나 선관위 측이 그냥 넘어가려하려다 김씨의 문제제기로 뒤늦게 잘못을 시인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선거관리를 엄정히 할 것을 요구하다 마찰을 빚자 투표마감 하루 전인 9일 참관인을 그만뒀다.
김씨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문제투성이인 선거를 목격한 이상 그냥 묻어둬서는 안될 것 같았다”며 인터뷰에 응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일본의 오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 로켓,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허용 빌미 되나 (0) | 2012.12.14 |
---|---|
미국, 한국 잦은 자료유출 불만… 산케이 “일본에만 북 로켓 정보” (0) | 2012.12.14 |
[선거 여론조사] 일본 언론, 조사결과에 취재내용 보완 신중 보도 (0) | 2012.12.13 |
일본 북한 로켓발사에 신속대응 (0) | 2012.12.13 |
이시하라 “평화헌법 탓 일본인 납북” 또 망언 (0) | 2012.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