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쓴 글

해외IB 경제전망 ‘널뛰기’ …신뢰성 의문

서의동 2009. 7. 29. 20:32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조정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외 IB들은 앞다퉈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고 있어 ‘널뛰기 전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해외 IB들이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는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투자 확대를 위한 근거제시가 주된 목적인 만큼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29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모건스탠리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마이너스 1.8%에서 마이너스 0.5%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전망치(-1.6%)나 LG경제연구원 전망치(-1.7%)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3월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마이너스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즈캐피털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2.5%에서 마이너스 1.2%로 올렸고, 도이체방크도 마이너스 2.9%에서 마이너스 1.6%로 상향조정했다. BOA-메릴린치도 올해 우리나라의 하반기 성장률이 0.7%로 높아지면서 연간으로는 마이너스 1.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종전 전망치(-3.0%)에 비해 1.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또 골드만삭스(-3.0%→-1.7%), 매쿼리(-2.5%→-2%), HSBC(-3.7%→-2.3%) 등도 일제히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다.

해외 IB들이 이처럼 경쟁적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의 회복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지만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들이 기업실적 전망치를 자주 바꾸고 있는 것처럼 해외 IB들도 외국투자자들의 한국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수정 전망치를 내고 있는 것인 만큼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해외 IB들이 지난해 한국 투자비중을 과도하게 줄였다가 코스피지수가 예상과 달리 빠른 회복세를 보이자 뒤늦게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양대 하준경 교수(경제학부)는 “해외 IB들은 투자자들을 위해 성장률 전망치를 신속하게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단기 예측을 중시하는 측면이 있다”며 “정책당국자들이 해외 IB들의 성장률 전망치에 민감하게 반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