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59) 일본 총리가 역점을 두고 있는 교육문제를 다룰 일본 총리 직속기구에 ‘새 역사교과서 모임(새역모)’ 회장 출신 등 우익 인사들이 다수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정권이 최근 내정한 ‘교육재생실행회의’ 15명 위원 중에 일본교육재생기구 이사장인 야기 히데쓰구(八木秀次) 다카사키경제대 교수와 소노 아야코(曾野綾子) 전 일본재단 회장 등이 포함됐다.
야기 교수는 개헌에 찬성하고 일본 왕실의 여성왕족 창설에 반대하는 보수성향의 법학자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회장을 맡은 적도 있다. 후소샤(현 지유샤) 계열 교과서를 만드는 새역모 주류파와 주도권 다툼을 벌이다 일본교육재생기구라는 별도 단체를 설립하고 이쿠호샤에서 교과서를 펴냈다. 야기 교수는 아베 총리의 ‘개헌·교육 문제 브레인’으로 꼽히는 인사여서 앞으로 교육재생실행회의를 사실상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가 출신인 소노 아야코 내정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자살을 강요했다는 것은 사실왜곡이라는 주장 등을 해온 보수 논객이다. 고노 다쓰노부(河野達信) 내정자는 일본교직원조합(일교조)에 대항하는 보수 성향 교직원단체 전일본교직원연맹을 이끌고 있다. 위원장에는 가마타 가오루(鎌田薰) 와세다대 총장을 내정했다.
아베 내각은 오는 15일 교육재생실행회의를 정식으로 설치하고 이달 말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자민당이 공약해온 이지메(집단 괴롭힘)대책, 교육위원회 제혁, 학제개혁 등은 물론이고 교과서 검정문제 등도 다룰 예정이어서 교육분야의 우경화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자민당은 지난해 12월 총선 공약에서 교과서 검정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역사 기술에서 이웃 국가들을 배려한 ‘근린제국조항’도 수정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11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의 역사에 대해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대신할 새 담화를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인 2015년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해 “21세기를 맞았고, 2년 후엔 전후 70년인 만큼 이에 부합하는 전후 일본의 족적과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을 포함한 담화를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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