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 3

다이소의 100엔숍부터 일본형 '세븐일레븐'까지

최근 일본 출장길에 도쿄시내 중심부 유라쿠초에 있는 가전양판점 ‘빅 카메라’에 들렀다. 빼곡하게 전시돼 있는 가전제품들마다 손글씨로 쓰인 할인 안내표시들이 어지럽게 붙어 있고 남대문 시장에서처럼 점원들이 목청 높여 호객을 하고 있었다. 에어컨 바람 씽씽한 실내공간 속에서도 열기가 느껴졌다. 유라쿠초와 여기서 멀지 않은 긴자에는 이런 특정 업종의 전문양판점들이 즐비하다. 최근 국내에 진출한 유니클로의 긴자점도 부근에서 성업 중이다. ‘일본 상업의 얼굴’로 통하는 긴자·유라쿠초 지역은 유통업체들 간의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격전지이고, 수많은 유통업체들이 명멸한 곳이다. 일본 유통의 근현대사는 꽤 드라마틱하다. 미국에서 시작된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을 일본형으로 표준화한 세븐일레븐 재팬 이야기나 가전업체의 대표..

읽은거 본거 2010.08.20

[이번엔 다르다]경제 위기마다 반복되는 뻔한 소리

2007년의 기억을 잠깐 떠올려보자.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서자 증권사들은 한국증시가 1980년대 일본과 흡사한 대세 상승기를 맞았다는 등의 리포트를 쏟아내며 투자를 부추겼다. 한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펀드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들이 길게 줄을 서는 일도 드물지 않은 풍경이었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회사들이 하나둘씩 파산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초 IT 거품붕괴가 되풀이될지 모른다는 우려들도 조금씩 흘러나왔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낙관론에 묻혀 버렸다. 금융위기는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에 의해 빚어진다. “이번엔 다르다”는 신드롬은 여기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역할을 한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에도 이번엔 다르다는 논거들이 지배했다. ① 미국은..

읽은거 본거 2010.08.05

한국경제에 꼭 필요한 싸움

사각의 링. 한 선수가 상대방을 기세좋게 몰아붙인다. 코너에 몰린 선수는 가드를 잔뜩 올린 채 공이 울리기만을 기다린다. 상대방에게 결정적 ‘한 방’이 없어 곧 상황이 바뀔 것이라며 버틴다. 모처럼 파이팅이 벌어지자 관객들도 시선을 주긴 하지만 화끈한 승부에 대한 기대는 접는다. 공격수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합은 결국 승자도 패자도 없는 무승부로 끝난다. 사진출처= www.boxnews.com 최근 전개되고 있는 정부와 대기업 간의 공방을 지켜보면 이런 맥 빠진 결말로 치닫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제대로 된 한 방이 나올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지만 그간의 경험에 비춰보면 ‘글쎄요’다. 그 ‘한 방’이란 특별난 게 아니다. 대기업에 대해서도 정부가 예외없는 법집행에 나서라는 의미다. 우..

칼럼 201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