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에서 출간된 가상소설 을 보면 핵발전소 사고가 얼마나 다양한 변수로 촉발될 수 있는지, 또 인간의 대응은 얼마나 무기력할 수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섣달그믐날 밤 일본 동해안에 지어진 원자력발전소의 송전탑을 테러범들이 다이너마이트로 파괴한다. 원전이 긴급정지해 50만 가구에 전력공급이 중단된다. 발전소 측은 비상용 전원으로 원자로 긴급냉각에 나섰지만 배터리 부족으로 중단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비상전원이 쓰나미에 휩쓸리면서 사고를 키웠다는 반성으로 원전 주변 고지대에 외부전원차가 설치됐지만, 아이로니컬하게 눈보라로 고지대에 접근할 수 없어 무용지물이 된다. 정부가 다음날 “원자로 냉각이 중단됐다”고 발표하자 주민들은 앞다퉈 탈출을 시도한다. 일거에 쏟아진 차들로 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