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 3

재일동포 이야기(3) 총련동포들이 우리말을 더 잘하는 이유

총련계 민족학교인 조선학교 학생들이 일본 고교 럭비대회에 출전해 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가 국내에서 개봉됐다. 몇년전 홋카이도 민족학교 학생들의 생활상을 그린 다큐멘터리 가 크게 주목받은 적이 있지만, 두 영화 모두 '한국인'의 시선으로 본 재일동포들의 모습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꽤나 이질적이면서도 신선한 감동으로 한국인들에게는 다가오는 것 같다. 일본 체류기간 중 취재차 총련계 사람들을 여러차례 만나 그들의 생리를 조금쯤은 알 기회를 얻었다. 총련계 동포들은 대체로 조선학교를 나온다. 총련 활동가들로 분류되는 이들은 도쿄 근교에 있는 조선대학교를 졸업한다. 조선학교를 다닌 이들이 모두 총련 활동가가 아니냐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상은 보통의 기업으로도 진출할 뿐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들도 ..

한국과 일본 2014.09.17

재일동포이야기(2) 자이니치와 '커밍아웃'

1편에서 재일동포의 진로가 야키니쿠, 빠친코, 야쿠자 등 세군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좁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로는 연예계와 체육계에도 대거 진출해 있다. 다만 '커밍아웃'(재일동포임을 밝히는 것)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이즈쓰 가즈유키 감독의 영화 를 보면 자이니치들이 연예계에 대거 포진해 있다는 대사가 나온다. 매년 12월31일 저녁 NHK가 방영하는 노래자랑 대결 '홍백가합전'도 자이니치가 없으면 성립이 안된다는 이야기는 업계의 정설처럼 돼 있다. 특히 엔카가수 중에 재일동포들이 많다. 다만,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공개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일세를 풍미하던 유명한 엔카가수인 미야코 하루미(都はるみ)가 유일하게 자이니치임을 고백한 바 있다. 필자가 재일동포들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엔카가..

한국과 일본 2014.09.14

재일동포이야기(1) 권리세와 '바카총 카메라'

일본에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자이니치(在日)로 불리는 재일동포들과 가까이 지낼 기회가 많았다. 우선 스포츠신문에 자이니치 선배가 있었다. 일본의 종합지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채용된 재일동포 선배인데, 현재는 스포츠지로 옮겼다. 이 선배와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 술을 먹으러 다니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 신문사에서는 아직도 한국을 차별하는 은어들이 남아 있다. 예를 들어 '바카총 카메라'라는 말이 있다. 수동카메라(DSLR)가 아닌 '똑딱이 카메라'를 바카총 카메라라고 부르는데 이 말은 '바카'(馬鹿)나 '총(チョン)’라도 작동할 수 있는 카메라라는 뜻이다. 여기서 '총'은 한국인(조선인)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이다. 즉, 바보나 조센징이라도 다룰 수 있는 카메라라는 뜻이다. 이 '총'이라는 차별적 ..

한국과 일본 2014.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