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로 집권 만 5년을 맞는 아베 신조 정권의 ‘우향우 질주’는 이제 무감각해질 정도로 익숙한 뉴스가 돼버렸다. ‘제2의 패전’으로 불린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일본 사회가 표류하던 2012년 말, ‘일본을 되찾겠다’는 구호 속에 등장한 아베는 경제를 안착시키는 한편으로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 만들기를 추진해왔다. 무기수출 3원칙 폐기, 집단자위권 법제화, ‘공모죄’ 법안 제정이 속속 이뤄지며 ‘전후(戰後) 평화주의 체제’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아베 정권 3년 전인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내놓았던 것에서 보면 ‘급변침’이라 할 변화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우익의 진격이 본격화된 걸 감안하면 급변침은 오히려 민주당 쪽이었을까. ‘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