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경제면에서는 운이 좋은 편이다. 취임을 전후해 외환위기나 SK글로벌 사태 같은 대형 악재가 없었고, 경제 불안요소도 수면아래로 내려가 있다. 조선·해운업 사태로 위기감이 엄습하던 지난해 하반기에 비하면 ‘안온한’ 상황이지만 한국경제는 언제든 응급상태로 치달을 수 있는 만성병 환자다.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55)는 “문재인 정부는 1년 간의 시간을 벌었을 뿐”이라고 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다시 급속히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학자이자 시민운동가에서 새 정부의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변신한 김상조는 기업, 특히 대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책임을 맡고 있다. 재야에서 ‘감시자’로서 20년 가까이 고민해온 과제를, ‘집행자’의 위치에서 직접 풀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