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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동의 사람·사이(人間)을 마치며

경향신문 토요판팀에서 인물 인터뷰를 11개월 가량 담당했다. 광고없이 1개면을 통으로 쓰는 와이드 인터뷰였는데 다방면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내게도 크게 공부가 됐다.이 연재를 하면서 만난 마지막 인물은 7년전 고려대 자퇴선언을 했던 김예슬 나눔문화 사무처장이다. 2016년 12월17일자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올해 11월25일까지 11개월간 29명을 했으니 한달에 3명 정도 한 셈이다.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정우(판도라 감독), 주진형(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김광길(전 개성공단 법무팀장), 장강명(소설가), 서천석(소아정신과 전문의), 박점규(비정규직없는 세상만들기 집행위원), 김제동(방송인), 박원순(서울시장), 구수정(한베평화재단 이사), 문정인(연세대 명예교수), 최승호..

사람들 2017.12.22

[서의동의 사람·사이-김예슬]"대학을 벗어나니, 내안에 엄청나게 큰 내가 있음을 깨달았다”

포항 강진이 발발한 지난 15일, 세간의 관심은 포항의 피해상황보다 다음날 치러질 예정이던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예정대로 치러질지에 더 쏠렸다. 지진으로 다친 이들과 삶의 터전이 무너진 이재민들에겐 미안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현실은 그랬다. 대학입시는 한국사회에서 나고 자라온 아이들에게 가격표가 붙는 경매입찰과 비슷하다. 요즘은 경매를 거친 뒤에도 스펙을 쌓거나, 자격증, 공무원 시험 같은 2차, 3차 입찰을 통과해야 하지만 첫 가격이 매겨지는 대입의 중요성엔 미치지 못한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삶이 보장된다’는 유일신앙이 지배하는 한국의 수능날 풍경은 해외언론들의 조롱거리가 되곤 한다. 학벌체제는 남북분단보다 더 심각한 한국사회의 ‘기본모순’이다. 사회운동단체 나눔문화 사무처장인 김예슬(31)은 한때 ..

사람들 2017.12.22

[서의동의 사람·사이-문성현] “노조, 국민과 동떨어진 존재돼…이대로 가면 ‘화석’될 수도”

서울 평화시장의 청년 재단사 전태일(1948~1970)은 돈이 없어 점심을 굶는 어린 여공들에게 차비를 털어 풀빵을 사주고 청계천에서 창동까지 걸어 다니곤 했다. 청계천 봉제공장의 지옥같은 노동현실에 항거한 전태일의 분신은 한국 노동운동의 기폭제가 됐고 많은 대학생들이 노동현장에 투신했다. 그 이듬해 대학에 들어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위원장 문성현(65)도 그들 중 하나였다. 47년이 지난 지금 노동운동에서 차비를 아껴 풀빵을 돌리던 전태일의 연대정신을 떠올리는 이들은 많지 않다. 노동운동이 기업의 울타리 안에 고립돼 갈라파고스 섬의 생물처럼 퇴행하고 있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말로는 전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을 외치면서도 어느 대공장 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합원 자격을 빼앗는가 하면,..

사람들 2017.12.22

[경향의 눈] 일은 망루에서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외교를 평가하려면 먼저 사진 한 장을 들여다봐야 한다. 등장인물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배경은 중국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 망루다. 2015년 9월3일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서 세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인민해방군의 열병식을 지켜봤다. 북한 김일성 주석이 1954년 마오쩌둥 주석과 함께 섰던 그 자리다. 그날따라 햇살이 눈부셨는지 박근혜는 행사 도중 선글라스를 꼈고 푸틴은 손바닥으로 차양을 쳤다. 전승절 행사는 중국의 ‘군사굴기’를 과시하는 자리였다. 중국은 동·남중국해의 긴장을 키워 주변국의 반발을 사고 있던 참이었다. 미국·일본을 비롯한 서방 정상들은 ..

칼럼 2017.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