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 2

[경향의 눈] 한반도 대전환에 어지럼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올 들어 남북관계가 복원된 이후 정상회담만 세 차례 열렸고, 문화·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가 전개돼 왔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무기가 사라졌고, 65년 만에 비무장지대에서 전쟁 유해의 발굴이 시작됐다. 이달 말이면 전방 감시초소들도 시범철수된다. 다기한 분야에서 남북관계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다 보니 ‘우리가 어디쯤 와 있고, 왜 여기에 있는지’ 현기증이 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남북관계 기사에 냉소 섞인 댓글들이 달리는 데는 이런 이유도 있어 보인다. 어떤 변화든 거저 일어나지는 않는다. 운동을 하려고 안 쓰던 근육을 오랜만에 쓰려면 통증이 생기는 것과 같다. 하물며 70년 냉전체제의 껍질을 깨기가 쉬운 일인가. 우리 시야도 정세변화에 맞춰 바꾸지 않으면 초점이 안 맞아 어지럼증이 심해진다. ..

칼럼 2018.11.12

[경향의 눈] 폼페이오의 임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종전선언에 곧 서명하겠노라고 한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7월 성명에서 밝혔고, 미국 언론도 확인해 보도했다. 이 말썽 많은 종전선언의 표류 경위는 북·미 협상 2라운드의 향방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라도 다시 짚어봐야 한다. 올 들어 북한은 미국에 몇 가지 선물을 조건 없이 건넸다.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억류 미국인 3명 송환, 핵·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같은 것들이다. 비슷한 무게의 조치들을 기계적으로 주고받는, 복잡다단한 상호주의가 신뢰 구축은커녕 불신만 키웠던 실패의 경로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지난 25년간 북·미 협상은 으슥한 공터에서 불신 가득한 눈초리로 상대 패거리들을 노려보면서 마약과..

카테고리 없음 201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