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일본 서부 간사이(關西)지방에서 1995년 고베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규모 6이 넘는 강진이 발생했다. 토요일 새벽을 뒤흔든 진동에 깜짝 놀란 일본 열도는 ‘18년 전 악몽’을 떠올리며 다가올 대지진과의 관련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13일 오전 5시33분쯤 일본 효고(兵庫)현 아와지시마(淡路島)부근 지하 15㎞ 지점에서 규모 6.3(진도 6)로 발생해 효고현 등 5개 현에서 23명이 다치고 건물 1200동이 부서졌다. 피해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이번 지진은 6434명의 사망자를 낸 규모 7.3의 고베대지진(1995년 1월17일 오전 5시46분)과 거의 같은 시간대에 발생했고, 진원지도 같은 아와지시마 부근이어서 18년 전의 참사를 떠올리게 했다. 이번 지진은 고베대지진 이후 간사이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다.
지진 원인을 두고 고베대지진의 여진이거나 지금까지 학인되지 않은 ‘미지의 활성단층’에서 일어났을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메카니즘이 다르기 때문에 고베대지진일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18년 전에는 지반이 수평방향으로 움직이는 횡단층이었던 데 비해 이번에는 상하로 움직이는 역단층인 데다, 18년이 경과한 만큼 직접적인 관련성은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활성단층이 움직여 큰 지진이 발생하면 주변의 지진활동이 활발해져 20~30년간은 여진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을 들어 고베대지진의 여진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도다 신지(遠田晋次) 도호쿠대 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직하형 고베대지진으로 발생한 뒤틀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직하형 지진의 여진은 10년~수십년간에 걸쳐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지의 활단층’에 따른 지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지진의 진원지로 추정되는 곳에 활성단층임을 시사할 만한 지형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지금까지 확인된 활단층 2000여곳 외에 새로운 활성단층이 움직여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이번 지진이 ‘난카이(南海) 대지진’의 전조인지 여부지만 일본 기상청은 관련성을 낮게 봤다. 일본에선 도쿄와 가까운 시즈오카(靜岡)현에서 규슈(九州) 미야자키(宮崎)현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의 난카이해구에서 규모 9.1 이상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예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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