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핵위협 해소를 전제로 미사일방어(MD)체계를 축소할 용의가 있다고 발언했다가 파장이 커지자 ‘진화’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리 장관은 지난 14일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통령은 분명 북한의 위협 때문에 MD 설비들을 추가 배치했는데, 논리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로 북한 위협이 사라진다면 그런 지시를 내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와 관련해 (중국 측과) 어떤 합의나 대화도 없었고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올려진 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는 하루 전인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은 동아시아에 배치된 MD를 축소할 용의가 있다고 했던 것에 대한 ‘톤다운’이다. 당시 케리 장관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위협이 사라진다면 우리로서도 강화된 방어 자세를 갖춰야 할 긴급성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며 “이것이 우리의 희망이며 빠를수록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각국 언론이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동아시아 MD 시스템을 축소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AP통신) 등의 의미를 부여하며 지대한 관심을 보이자 일본으로 건너간 자리에서 진화를 시도한 것이다.
케리 발언의 진의는 미 국방부가 최근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괌에 배치한 중거리 미사일 요격망인 ‘고고도 방어체계’(THAAD) 등을 재고하겠다는 것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사실상 불가능한 과제가 달성된다면 중국이 불쾌해하던 MD문제도 해결할 용의가 있으니 적극적으로 움직이라는 ‘대중 압박용’ 발언이 ‘협상카드’로 비쳐진 것을 경계한 것이다.
한편 케리 장관은 15일 일본 도쿄공대에서 행한 강연에서 “미국은 진정하고도 신뢰할만한 비핵화 협상에 열려 있지만 책임은 북한에 있다”면서 “북한은 이미 한 약속들을 존중할 것임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미있는 조치’는 2005년 9·19공동성명 등에서 북한이 공약한 비핵화 관련조치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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