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위안소 설치와 운영·감독에 관여했다고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가토 고이치(加藤紘一·73·사진) 전 관방장관이 사실상 정계를 은퇴했다.
가토 전 관방장관은 17일 자신의 지역 기반인 야마가타(山形)현 쓰루오카(鶴岡)시에서 열린 후원회 모임에서 셋째딸 가토 아유코(加藤鮎子·33)를 후계자로 지명하겠다고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18일 전했다.
세습 정치인인 가토 전 장관은 외무성 중국과 사무관을 거쳐 1972년 첫 당선된 뒤 중의원(하원) 13선 경력을 쌓았다. 방위청 장관, 관방장관, 자민당 정무조사회장과 간사장 등 요직을 맡았고, 자민당 내 대표적인 리버럴(혁신) 성향의 정치가로 꼽혔다. 외무성 재직 중에는 ‘차이나 스쿨’(중국통)로 꼽혔고, 2008년부터 일중우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가토는 1992년 7월6일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내각 당시 관방장관 자격으로 일본 정부가 군 위안소 설치와 운영·감독에 관여했다고 처음으로 인정한 ‘가토 담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일본이 위안부 강제연행을 분명하게 인정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 끝에 이듬해 ‘고노 담화’ 발표로 이어졌다.
자민당 안에서는 1998년부터 유력 파벌인 고치카이(宏池會·현재의 기시다파)를 이끌며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내각 탄생에 이바지하는 등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2000년 모리 요시로(森喜朗) 당시 총리에 맞섰다가 소수파로 전락했고, 지난해 12월 총선에서는 무소속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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