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동북아 ‘영토 분쟁’에서 ‘역사 전쟁’으로… 확전 나선 아베
ㆍ각료들 집단 신사 참배에 “영령에 존숭 표시는 당연”
ㆍ교과서도 전쟁 피해국 배려 ‘근린제국’ 조항 삭제 뜻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침략의 역사를 노골적으로 부인하면서 동북아 영토분쟁이 ‘역사전쟁’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역사 직시’를 한·일관계 복원의 출발점으로 삼은 박근혜 정부에 과거사를 총체적으로 뒤집으려는 아베 정권의 태도는 사실상 선전포고에 버금가는 도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비롯한 각료·정치인의 무더기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도 한국과 중국을 한껏 자극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4일 국회에서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 “나라를 위해 숭고한 목숨을 버린 영령들에게 존숭의 뜻을 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각료들이 어떤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자유를 확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중국과 한국의 항의를 ‘협박’으로 모는 거친 발언이다. 우익언론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한술 더 떠 “해외에서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반응이 있다고는 하지만 외교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아베는 전날도 국회에서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확실하지 않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침략전쟁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망언을 했다. 일본 현직 총리의 국회 발언으로서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한국·중국과 역사문제를 놓고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듯한 태도다.
아베의 발언은 나름의 논리를 갖춘 ‘탈 자학사관(自虐史觀)’을 바탕으로 한다. 지난달 12일 태평양전쟁 책임자들을 처벌한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을 “승자의 판단에 의한 단죄”라 발언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일본이 1910년 한국을 강제병합한 것은 러시아를 비롯한 서구열강의 아시아 침략에 맞서 일본을 방위하기 위한 차원이었고, 1937~1945년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도 자원이 빈약한 일본을 서구열강이 압박해오면서 불가피하게 벌인 ‘자위전쟁’이었다는 것이 아베 내각의 과거사 인식이다.
아베 내각은 이를 후세에 주입하기 위해 교과서 검정제도에도 손을 대기로 했다. 아베 내각에서도 가장 우익인사로 꼽히는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은 최근 국회에서 한국, 중국 등 2차 세계대전 피해국을 배려하는 ‘근린제국’ 조항을 교과서 검정기준에서 삭제할 뜻을 비쳤다. 또 한·일 역사문제에 서구학자를 데려다 공동연구를 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2기까지 진행됐으나 의견차로 사실상 중단 상태에 있는 한·일 역사공동연구의 중립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식민지 근대화론’을 전개하는 카터 에커트 하버드대 교수 같은 이들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아베의 역사 도발은 지난해 영토갈등에 비해 한층 심각하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갈등의 경우 ‘미래 세대에 분쟁의 해결을 맡기는’ 분쟁해결 유보론 같은 해법이 있을 수 있지만 양국 정부가 역사인식으로 갈등을 빚을 경우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고 후유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 직시’를 한·일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은 박근혜 정부로선 아베 내각의 이런 태도는 수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한·일관계가 파탄으로 치닫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역사 인식의 경우 전후 세계 체제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아베 정권이 비뚤어진 역사 인식을 계속 주장할수록 국제사회에서 고립만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대 이원덕 교수(국제학부)는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역사문제는 탈정치적 영역에서 접근해야 함에도 한·일 양국이 정면충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기 어려운 만큼 국제적으로 전선을 넓혀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ㆍ교과서도 전쟁 피해국 배려 ‘근린제국’ 조항 삭제 뜻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침략의 역사를 노골적으로 부인하면서 동북아 영토분쟁이 ‘역사전쟁’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역사 직시’를 한·일관계 복원의 출발점으로 삼은 박근혜 정부에 과거사를 총체적으로 뒤집으려는 아베 정권의 태도는 사실상 선전포고에 버금가는 도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비롯한 각료·정치인의 무더기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도 한국과 중국을 한껏 자극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4일 국회에서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 “나라를 위해 숭고한 목숨을 버린 영령들에게 존숭의 뜻을 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각료들이 어떤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자유를 확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중국과 한국의 항의를 ‘협박’으로 모는 거친 발언이다. 우익언론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한술 더 떠 “해외에서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반응이 있다고는 하지만 외교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아베는 전날도 국회에서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확실하지 않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침략전쟁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망언을 했다. 일본 현직 총리의 국회 발언으로서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한국·중국과 역사문제를 놓고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듯한 태도다.
아베의 발언은 나름의 논리를 갖춘 ‘탈 자학사관(自虐史觀)’을 바탕으로 한다. 지난달 12일 태평양전쟁 책임자들을 처벌한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을 “승자의 판단에 의한 단죄”라 발언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일본이 1910년 한국을 강제병합한 것은 러시아를 비롯한 서구열강의 아시아 침략에 맞서 일본을 방위하기 위한 차원이었고, 1937~1945년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도 자원이 빈약한 일본을 서구열강이 압박해오면서 불가피하게 벌인 ‘자위전쟁’이었다는 것이 아베 내각의 과거사 인식이다.
아베 내각은 이를 후세에 주입하기 위해 교과서 검정제도에도 손을 대기로 했다. 아베 내각에서도 가장 우익인사로 꼽히는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은 최근 국회에서 한국, 중국 등 2차 세계대전 피해국을 배려하는 ‘근린제국’ 조항을 교과서 검정기준에서 삭제할 뜻을 비쳤다. 또 한·일 역사문제에 서구학자를 데려다 공동연구를 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2기까지 진행됐으나 의견차로 사실상 중단 상태에 있는 한·일 역사공동연구의 중립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식민지 근대화론’을 전개하는 카터 에커트 하버드대 교수 같은 이들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아베의 역사 도발은 지난해 영토갈등에 비해 한층 심각하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갈등의 경우 ‘미래 세대에 분쟁의 해결을 맡기는’ 분쟁해결 유보론 같은 해법이 있을 수 있지만 양국 정부가 역사인식으로 갈등을 빚을 경우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고 후유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 직시’를 한·일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은 박근혜 정부로선 아베 내각의 이런 태도는 수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한·일관계가 파탄으로 치닫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역사 인식의 경우 전후 세계 체제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아베 정권이 비뚤어진 역사 인식을 계속 주장할수록 국제사회에서 고립만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대 이원덕 교수(국제학부)는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역사문제는 탈정치적 영역에서 접근해야 함에도 한·일 양국이 정면충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기 어려운 만큼 국제적으로 전선을 넓혀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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