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엔화 약세 기조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일본의 생명보험·기업연금이 미국·독일 등 외국 국채 매입비율을 늘리기로 한 것도 엔화의 추가하락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본 안에서는 엔화 가치가 연내 달러당 105~107엔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3일 “일본 생명보험 회사들이 올해 미국, 독일 등 외국 국채 구입비율을 최대 1조엔대로 늘리고, 기업연금 기금도 외채운용을 늘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생보사와 기금들은 일본 국채를 사들여 운용이익을 거둬왔으나 최근 일본은행의 과감한 금융완화로 국채의 장기금리가 하락해 이익 확보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니혼(日本)생명은 22일 올해 국채 구입 규모를 동결하고, 지난해 1600억엔 규모였던 외국 채권 비율을 늘리기로 했다. 미쓰이(三井)생명과 후코쿠(富國)생명도 외국 채권 구입규모를 현행보다 400억~600억엔 늘리기로 했으며, 메이지야스다(明治安田) 등 여타 생보사들도 국채 장기금리가 현재의 0.6%대가 지속될 경우 외국 채권 구입을 늘리기로 했다. 기업연금들도 그간의 운용방식을 바꿔 올해 외국 채권 운용비율을 일본 국채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 국채에 투자하려면 엔화를 달러로 바꿔야 해 그만큼 엔화가치가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국채 금리의 하락 기조와 맞물려 유럽 금융위기가 수습 국면에 접어든 것도 엔화에 대한 수요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엔저 흐름은 지난해 11월 일본 민주당 정권의 국회해산 선언으로 아베 신조 정권의 등장이 유력해지면서 형성됐다.
이어 지난 3~4일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2년간 자금공급량을 두 배로 늘리기로 하는 ‘차원이 다른 금융완화’ 시책을 발표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게다가 지난 18∼19일 미국 워싱턴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일본의 금융완화는 엔저가 아닌 디플레이션 탈출이 목적이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수용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엔화의 추가약세에 모멘텀을 제공했다.
연내 ‘1달러당 100엔’ 시대는 기정사실화돼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1일 외환시장 관계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연내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5~107엔까지 내려갈 것으로 점친 이는 6명이었다. 나머지 3명은 108.5∼112엔대를, 한 명은 103엔을 각각 예상했다.
'일본의 오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 동북아 ‘영토 분쟁’에서 ‘역사 전쟁’으로… 확전 나선 아베 (0) | 2013.04.24 |
---|---|
일본 자민당, 새 방위계획 대강안 마련 (0) | 2013.04.23 |
아베 공세, 뭘 노리나… ‘평화체제는 악’ 규정, 우경화 조장해 ‘전쟁 개헌’ 추진 (0) | 2013.04.23 |
아베 “침략, 어느쪽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침략전쟁 부인 (0) | 2013.04.23 |
아베 정권 각료들 야스쿠니 달려간 이유는? (0) | 2013.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