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아베노믹스 부작용 점차 부각… 한국·중국과 관계개선 미지수

서의동 2013. 6. 26. 22:55

ㆍ아베 정권 출범 6개월

ㆍ5점 만점에 2.8점 ‘일단 합격’… 참의원 선거가 장기집권 관건

“대담한 금융완화·기동적인 재정정책·성장전략 등 3개 화살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성장해가는 전략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외교에서도) 국익을 지키는 외교를 전개하게 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자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6개월의 성과를 비교적 후하게 자평했다. 아베 정권 반년간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경제활력이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였다. 정권 출범일인 지난해 12월26일 10230.36이던 닛케이지수는 이날 12834.01로 6개월간 25% 상승했고, 환율도 1달러당 85.36엔에서 97.47엔으로 올라 엔화 가치가 14% 하락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1.0%(연율 환산 4.1%) 성장했고, 지난해 12월 4.3%였던 실업률은 4.1%로 하락하는 등 성장과 고용지표가 동시에 개선됐다. 하지만 대규모 금융완화가 오히려 국채시장 불안을 초래한 데다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의 종결을 예고하자 주가·환율 흐름이 꺾이기 시작했다. 반면 엔저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서민생활이 어려워지는 등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대외정책에서 아베는 6개월간 미국, 러시아, 중동, 유럽 등 13개국을 방문하는 등 숨가쁜 정상외교를 펼쳤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에 속도를 내고,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협정 협상에 참가하기로 하는 등 민주당 정권 시절 악화됐던 미·일동맹을 제자리로 돌려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 한국 등 이웃나라와의 관계 개선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아베가 ‘중국 포위망’ 외교를 표방하며 중국 주변국과 전략적 경쟁국들을 우군으로 만드는 노력을 벌인 것이 현명했는지 비판도 제기된다. 미·중 시대라는 흐름과 동떨어진 대중 강경행보에 대해 미국도 반기지 않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전 외무성 외무심의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소리없이 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과거사 망언 등으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실기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아베 정권의 6개월 전체성적으로 5점 만점에 2.8점으로 ‘합격점’을 주면서도 “중국·한국과의 관계 개선과 사회보장 문제 등 진전이 보이지 않는 분야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아베 정권의 롱런 여부는 7월21일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결과가 좌우하게 된다. 자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인 만큼, 관심의 초점은 선거 승리로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은 아베가 ‘우익본색’을 드러낼지에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