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일본, 여고생 해녀 드라마 '아마짱'에 열광

서의동 2013. 7. 15. 23:33

ㆍ쓰나미 피해지역 도호쿠 관광특수·아마노믹스 신조어 등장


도쿄의 여고생이 어촌마을로 귀향해 해녀(일본어로 아마)가 되는 내용의 드라마가 일본 열도를 열광시키고 있다. 지난 4월 방영을 시작한 NHK 아침드라마 <아마짱>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자 2011년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인 도호쿠(東北)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부흥특수가 일고 있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명맥이 끊겨가는 해녀문화를 계승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드라마는 도쿄의 여고생인 주인공이 어머니의 고향인 도호쿠 지방 이와테(岩手)현 어촌마을로 귀향해 할머니의 대를 이어 해녀가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쇠락해가는 지방 어촌마을이 여고생 해녀의 등장을 계기로 부흥하는 밝고 유쾌한 줄거리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극작가 겸 영화감독인 구도 간쿠로(宮藤官九郞)의 탄탄한 대본에 청량감 있는 이미지의 여주인공 노넨 레나(能年玲奈), 고이즈미 고쿄(小泉今日子), 미야모토 노부코(宮本信子) 등 유명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어우러지면서 첫 회 시청률 20.1%을 기록한 이래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NHK가 판매중인 아마짱 가이드북.


드라마가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쓰나미 피해지인 도호쿠 지방에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도쿄에서는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외톨이가 어촌에서는 활기를 찾는 드라마의 전개가 쇠락해가는 지방 소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놓은 것이다. 촬영지인 이와테현 구지(久慈)시에는 지난 5월 골든위크 기간 중 방문객이 전년의 2배가 넘는 12만명이나 됐다. 극중 해녀들이 자맥질을 하는 소데가하마(袖ヶ浜) 해안에는 4월 한 달에만 예년의 연간규모인 5000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드라마 속 ‘기타산리쿠(北三陸)철도’의 모델인 산리쿠철도는 객차에 다다미를 깔고 연회석을 설치한 특별객차에서 해녀들이 갓 잡은 성게로 만든 덮밥을 제공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아마짱>을 계기로 고령화 영향으로 격감하는 해녀의 전통을 잇기 위한 노력도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 남부 규슈의 나가사키(長崎)현 이키시에서는 해녀공모를 실시한 결과 20대의 신입해녀가 탄생하는 성과를 거뒀다. 미에(三重)현은 해녀보존회를 설치하고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의 신문·방송·잡지 등 매체들은 앞다퉈 <아마짱> 관련 기사와 보도를 쏟아내며 <아마짱> 붐을 증폭시키고 있다. 문화비평가 나카모리 아키오(中森明夫)는 지난 8일 마이니치신문이 마련한 대담에서 “‘아마노믹스’라는 조어가 나올 정도로 <아마짱>이 일본에 다양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