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7일 자위대 행사에서 ‘유사시 방위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또 중국 군용기 4대가 지난 25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일본 오키나와(沖繩) 근처를 왕복 비행하고 이에 일본 전투기가 긴급발진하는 등 동중국해에서 중·일 간의 신경전이 재개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사이타마현 소재 육상 자위대 아사카 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연례 열병식 행사에 참석해 약 4000명의 육상·해상·항공 자위대원에게 한 훈시에서 “방위력은 그 존재만으로 억지력이 된다는 생각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은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북한의 위협 등을 명분 삼아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를 추구하겠다는 점을 자위대원들 앞에서 강조한 것이다.
한편 일본 통합막료감부는 이날 중국군 Y8 조기경보기 2대와 H6 폭격기 2대가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지마(宮古島) 사이의 공해 상공을 지나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왕복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가 오키나와 나하(那覇)기지에서 긴급발진했으나 중국군의 영공 침범은 없었다.
중국 Y8 조기경보기 2대와 H6 폭격기 2대는 지난 25일과 26일에도 동일한 경로로 비행했고, 자위대 전투기가 긴급발진했다. 앞서 24일에는 중국 해군 함정 5척이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지마 사이를 통과했다. 중국 선박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주변 수역 진입 사례가 최근 뜸해지면서 중국의 대일 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으나 긴장의 파고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국방부 겅옌성(耿雁生) 대변인은 26일 외국 무인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한 경우 격추까지 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운 일본이 만약 중국 무인기를 격추할 경우 “일종의 전쟁행위이기에 우리는 과단성 있는 조치로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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