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내 B2C사업 타격 커”

서의동 2013. 12. 13. 15:15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B2C) 한국 기업이 일본 시장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상준 일본 와세다대 국제교양학부 대학원 경제연구소 교수는 12일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친밀감이 약해지면서 기업을 상대로 하는(B2B) 사업은 제한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만 B2C 영역에서는 피해가 특히 크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날 일본 도쿄도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일본시장 진출전략 발표회에서 현업 종사자를 인터뷰하고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설명했다.

 

특히 한류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5년간 영업실적이 좋았던 한국 화장품이나 문화 상품의 일본 내 소비가 올해 눈에 띄게 위축했다. 최근에 한 업체가 소비자 900명을 상대로 시행한 수요조사에서는 한국 제품에 대해 ‘기능, 품질, 가격에 대해 만족하지만, 한국산이라서 구매하지 않겠다’는 답변도 10%에 달했다.


재일한국음식업연합회의 자체 조사 결과 한국 제품 상점이 밀집한 도쿄도 신주쿠구 신오쿠보 지역에서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의 반한 시위가 시작되고 나서 한국업체의 매출액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교수는 이 때문에 일부 일본 유통업체가 한국산이라는 것을 부각하는 판촉활동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하거나 유통업체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형태로 생산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여행객은 월 30만 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 15만∼20만 명 선으로 급감하는 등 관광 산업의 피해도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박 교수는 일본 기업이 국외 대형 사업에 한국기업이 참여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도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경제 외교를 펼치고 있어 일본과의 공동사업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세아제강의 일본 법인인 세아재팬이 닛산자동차에 철강을 납품하기까지 3년이 걸렸지만, 이후에는 이런 이력을 바탕으로 혼다와 도요타에 단시간에 납품을 성사시킨 사례에서 보듯 장기적 신뢰관계 형성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