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강한 일본 되찾기 시작” 새해 첫날에 ‘아베 본색’

서의동 2014. 1. 1. 20:46

ㆍ개헌 향한 국민투표법 개정… NSC 통한 ‘집단적 자위권’

ㆍ소비세 인상·경기 유지 등 집권 2년차, 정책 강공 뜻

“강한 일본을 되찾는 싸움이 이제 막 시작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일 발표한 연두소감을 통해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집권 2년차인 올 한 해 동안 헌법 개정 논의를 강화하고, 안보정책을 충실화하는 등 아베 색깔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는 한편 금융완화와 재정투자에 기반을 둔 아베노믹스의 운영기조를 유지해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할 생각임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연두소감에서 “(헌법이) 제정된 지 68년이 되는 지금,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여 개정을 위한 국민적인 논의를 더욱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 논의, 안보정책 충실화, 교육 재생 등을 중요 과제로 꼽고 “ ‘강한 일본’을 되찾기 위한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일본의 새로운 ‘나라 만들기’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지난달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를 발족시킨 것과 관련해 “어느 때보다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적극적 평화주의야말로 일본이 짊어질 21세기의 간판”이라고 말했다.

아베 정권은 올해 개헌 준비를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투표법은 이달 중 제출해 5월 초까지는 개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3일에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대표와 회담을 해 개헌에 대한 협력을 요청한 바 있어 개헌 논의가 한층 무르익을 가능성이 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도 자문회의의 보고서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치권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파장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총무상이 새해 첫날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올해 아베 정권이 ‘본색’을 뚜렷하게 드러낼 것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우선 4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이 올해 국정운영에서 최대 고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은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올리면서 경기 하강에 대비해 사상 최대 규모인 96조엔의 예산을 편성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소비 감소에 따른 경기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또 이 기간에 원전 재가동 문제가 불거질 경우 지지율 하락을 가져오면서 정책 추진에 탄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정권은 올해 경기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완화 정책을 2년 시한에 구애받지 않고 연장할 생각임을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1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 등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완화를) 2년이 되면 끝내거나 (국채 등 자산매입액의) 감액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정책 자체가 기한이 한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