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오키나와현 시장선거 ‘미군기지 이전 반대파’ 승리

서의동 2014. 1. 19. 21:07

ㆍ이나미네 현 시장 당선

ㆍ미·일 합의이행에 차질… 아베 정권 타격 불가피

19일 치러진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나고(名護)시장 선거에서 미군기지 이전 반대를 내건 현직시장 이나미네 스스무(稻嶺進·68) 후보가 승리했다. 이에 따라 미·일 정부가 합의한 뒤 17년 만에 오키나와 현지사의 승인을 받은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의 현내이전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지면서 미·일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교도통신과 NHK 등은 이나미네 시장이 현내 이전을 지지하며 자민당의 추천을 받은 스에마쓰 분신(末松文信·65·전 현의원) 후보에게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이나미네 후보는 기지 이전과 관련해 “미래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당선되면 시장의 권한을 동원해 기지 이전 공사를 중단시키겠다”며 반대입장을 명확히 해왔다.

이나미네 스스무 일본 오키나와현 나고 시장이 19일 치러진 나고 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지지자들의 박수에 부인과 함께 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나고 | AP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 오키나와현 지사는 기노완시에 있는 후텐마 비행장을 나고시에 위치한 헤노코 해안으로 이전하기 위한 해안매립 계획을 승인했다. 하지만 바다를 매립해 2.05㎢ 넓이의 비행장을 건설하려면 공사자재 적치장 설치 등과 관련해 하천과 항만의 관리권을 가진 시장의 인허가가 필요한 절차가 10여가지에 달하기 때문에 시장이 거부할 경우 공사는 표류하게 된다.

이로써 1996년 미·일 양국이 합의한 뒤 오키나와 지사의 승인으로 17년 만에 진척을 보는 듯했던 미군기지 이전 계획이 재차 암초에 걸리게 됐다. 

미국은 지난달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실망스럽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가 하루 뒤인 27일 오키나와 현지사가 기지 이전을 승인하자 국방장관 명의로 환영성명까지 내놓을 정도로 기지문제의 해결을 고대해온 만큼 실망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2인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간사장을 현지에 투입하고 거액의 지역개발기금 약속까지 내놓는 등 총력전을 폈으나 패배함으로써 집권 2년차를 맞은 아베 총리도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