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호소카와 “원전 재가동 시도에 위기감, 출마 결심했다”

서의동 2014. 1. 22. 21:12

ㆍ도쿄도지사 선거 입후보 발표… ‘원전 제로’ 공약 내걸어


“원전사고가 일어나면 도민의 안전과 재산이 괴멸적인 피해를 입는다. 원전 문제야말로 (도지사 선거의) 최대 쟁점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76) 전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도지사 선거 입후보를 공식 발표하면서 ‘탈원전’을 최대의 공약으로 내걸었다. 호소카와 후보는 이날 도쿄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지금의 정부가 성장을 위해 불가결하다며 원전을 재가동하려는 것에 강한 위기감을 느꼈다”며 “이것이 출마를 결심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호소카와는 ‘원전 재가동 금지’를 통해 즉각적인 ‘원전 제로’를 달성하는 한편 2020년까지 도쿄 전체의 에너지공급량 가운데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관련해 과다한 시설정비 계획을 재검토하고,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인 도호쿠(東北) 지방과 공동 이벤트를 개최해 부흥하는 모습을 세계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23일부터 시작되는 선거전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호소카와와 함께 가두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호소카와-고이즈미의 ‘탈원전 연대’에 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전 후생노동상을 총력 지원하기로 했다. 

오키나와(沖繩)현 나고(名護)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아베 정권은 호소카와가 당선될 경우 원전 정책이 타격을 입고 국정운영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위기감을 표출하고 있다. 자민당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간사장 등 당 간부와 각료들을 대거 선거운동에 투입하기로 했다.

마스조에는 2010년 ‘자민당의 역사적 사명은 끝났다’며 탈당한 전력이 있어 지원 여부에 이견도 표출됐지만 위기감이 커지면서 논란은 사그라졌다. 자민당이 최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마스조에가 호소카와를 큰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고이즈미 바람’이 불면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