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아베 측근 “고노담화 대체 새 담화 가능” 특별보좌관 발언 파장

서의동 2014. 3. 23. 16:25

ㆍ‘수정 없다’ 진정성 흔들어

ㆍ정부 “매우 부적절한 발언”

한·미·일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측근이 고노담화를 대체할 새로운 담화를 발표할 수 있다고 발언해 파장을 던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최근 고노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한·일 정상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만나는 계기가 된 점을 감안하면 아베 측근의 발언은 회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23일 NHK방송에 따르면 아베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중의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베 총리가 고노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관방장관은 ‘고노담화 작성 과정의 검증작업은 실시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증 결과 담화의 내용과 사실에 다른 점이 있다면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 것으로, 새로운 담화를 내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후지TV에 출연해서도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면 된다. (아베 총리도 새로운 담화에 대해) 어디서도 부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측근의 발언이긴 하지만 이는 아베 총리가 고노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것으로, 정상회담이 끝나면 다시 고노담화 무력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아베 내각에서 고노담화를 수정하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다음날인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하면서 한·미·일 정상회담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기우다의 발언은 한국이 한·미·일 정상회담을 받아들이면서도 마지못해 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양자회담은 수용하지 않는 등 대일 태도에 변화가 없는 것에 대한 일본 내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정부는 이날 하기우다 중의원의 고노담화 관련 발언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우리로서는 용인할 수 없다”면서 “이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고노담화를 수정할 생각은 없다고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밝힌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혀 아베 총리의 발언에 더 무게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