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이 2012년 11월 이후 중단된 정부간 교섭을 공식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북·일 정부간 교섭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 출범 이후 처음이다. 양측은 가급적 조기에 정부간 회담을 열기로 하는 등 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국은 20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이틀째 열린 적십자 실무협의와 외무성 과장급 비공식 협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고로 중단됐던 정부간 국장급 교섭을 1년4개월 만에 정식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일본 외교당국자가 밝혔다. 양측은 본국에 협의 결과를 보고한 뒤 가급적 조기에 국장급 교섭을 열기로 했다.
비공식 협의에는 오노 게이이치(小野啓一) 외무성 북동아과장, 북한에서는 유성일 외무성 일본과장이 참석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국장급 협의에 대해 “쌍방이 관심있는 사항에 폭넓게 협의할 것”이라고 밝혀 일본인 납치문제와 핵·미사일 개발도 의제에 포함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회담 관계자는 “진지하고 건설적이고 깊은 (의견)교환이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정부간 교섭에서 북한이 납치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관계가 극적으로 진전될 수 있다. 북한은 납치문제에 대해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요코타 메구미의 부모와 딸의 제3국 상봉을 허용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납치문제를 시인한 2002년 북·일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가 이번 교섭에 간여하고 있어 납치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교섭 결과에 따라 납치문제와 경제협력의 ‘큰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측의 교섭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장성택 처형으로 대중관계가 악화된데다 남북대화도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고, 아베 정권의 일본도 한국·중국과의 관계 경색이 장기화되고 있어 상호 접근을 지렛대로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이날 적십자 협의에서 양측은 북한에 남은 일본인 유골 반환과 유족의 성묘 등을 협의해 4월 중순 일본인 유족이 성묘를 위해 방북하는데 합의했다. 이호림 북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서기장은 협의 뒤 “이번 협의는 매우 건설적이고 유익했다”며 “일본인 유골 문제와 관련해 쌍방이 계속 연락하며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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