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문부상 “정부의 통일된 견해 아니다”
ㆍ교과서 기술 대상 배제 시사… 한국 정부는 즉각 강력 반발
일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사진)이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와 식민지배, 침략전쟁을 사과한 무라야마담화가 교과서 검정기준에 따른 정부의 통일된 견해가 아니라는 뜻을 표명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본 정부가 다시 ‘고노담화 흔들기’에 나선 양상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정상회담 전에 고노담화 수정 의사가 없다고 한 발언의 진정성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2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시모무라 문부상은 전날 중의원 문과위원회에서 “(검정)기준에서 정부의 통일된 견해는 현시점에서 유효한 각료회의 결정 등으로 표시된 것을 가리킨다. 고노담화, 무라야마담화 자체는 각의 결정이 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 1월 문부성은 초·중·고교 교과서 검정기준을 개정하면서 지리·역사 과목과 관련해 ‘내각회의 결정이나 여타 다른 방법으로 드러난 정부의 통일된 견해가 있으면 이를 기준으로 서술한다’며 정부 견해를 중심으로 교과서를 집필하도록 유도했다. 이를 감안하면 시모무라 문부상의 답변은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를 교과서에 먼저 기술해야 하는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최근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를 계승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힌 상황에서 ‘각의 결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과서 기술 대상에서 배제하려 드는 것은 아베 총리의 고노담화 계승 발언의 진정성조차 의심케 한다.
앞서 아베 총리 특별보좌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중의원 의원이 지난 23일 고노담화 검증 작업 결과 “새 사실이 나오면 새 담화를 발표해도 좋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고노담화 흔들기’가 파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자라나는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르쳐야 할 문부과학상이 무라야마담화와 고노담화는 교과서 검정에서 정부의 통일 견해가 될 수 없다고 발언했는데 이는 매우 바람직스럽지 않은 발언”이라면서 “이런 언동이 반복되지 않아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담화를 포함해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하고 고노담화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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