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력 민영화 논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송전과 발전시장을 독점한 채 원전을 마구 지어온 전력회사들의 문제점이 원전사고를 계기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깨끗한 전기를 쓰고자 하는 시민의 열망이 결실을 맺어 1일부터 가정용 전력판매가 완전 자유화됐다. 일본의 각 가정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소프트뱅크, 리쿠르트 같은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전기를 사서 쓸 수 있다.
공공재인 전기 생산에 민간참여를 허용한다는 점은 분명 우려스럽다. 영국의 경우 민영화 이후 전기요금이 2배로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한국전력의 행태를 보면 부분적으로나마 민간참여가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전력이 넘쳐 발전소가 놀고 있는데도 주민 반발을 무시하고 원전을 더 짓고 있는데다 가정용 전력요금은 비싸게 매기면서 대기업에는 염가로 공급한다. “국민에게 돈걷어 대기업에 주는 격”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나 저소득층 ‘전력소외’ 문제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한 뒤 태양광·소수력 등 자연에너지 생산기업에 한해 전력시장 참여를 허용하는 건 어떨까. 그만큼 전력체계에 대한 여론의 불신이 커져 있음을 전력당국은 알아야 한다.
※4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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